제17대 대통령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 대통합 민주신당 등 각 정당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 각각 정권 탈환과 재창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내년 4월에 치러질 예정인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와 맞물려 있어 국회입성을 꿈꾸는 정객들의 움직임도 민감한 분위기다. 내년 총선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선거구가 새로 구성될 예정인 용인정가도 분주한 분위기다. 각 선거구에서 자천타천으로 총선출마가 거론되는 정객들을 살펴봤다.
참고로 이 기사는 본지 자매지인
10월호에 게재됐던 내용을 일부 재구성한 것이다.<편집자주>
대통합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 전국이 본격적인 대선구도로 접어든 가운데 내년도 총선을 바라보는 정객들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용인시의 경우 내년도 최소 1개 이상의 선거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정객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한 분위기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인 수지와 기흥지역의 경우 한나라당이 다른 정당에 비해 월등히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탓에 많은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어 본선보다 힘든 공천싸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뚜렷한 지역 색을 갖고 있는 처인구는 재기를 노리는 기존 정객들과 젊은층의 신흥 정객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치열한 공천 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별 후보선출이 끝난 범여권 정당의 경우 후보단일화를 놓고 다시 한번 회오리에 휘말릴 수 있어 몇몇 인사를 제외하고는 크게 가시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후보 단일화, 대선 결과 등을 보고 난 후 정객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출마예상자는 처인구 9~10명, 기흥구 8~9명, 수지구 9~10명 등 30여명이다.
일찌감치 각 정당의 후보라인에 줄을 선 정객들은 각 대선주자 캠프에서 역할을 맡고, 지역과 중앙정치권에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각 선거구별로 자천타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들을 알아봤다.
# 용인정치 1번가, 처인구
용인정치의 중심으로 불리는 처인구는 그 상징성 때문에 항상 많은 정객들이 몰리고 있다.
처인구는 기흥구와 수지구에 비해 한나라당 세가 다소 약한 곳으로 꼽히고 있어 대통합 민주신당 등 범여권 후보들의 공천경쟁도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처인구는 기흥, 수지구와 달리 지역 출신의 토착민이 많아 총선 등 각종 선거에 지역정서가 비교적 많이 작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은 정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동부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동부권 개발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오염총량제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경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오·총 문제가 잘 해결될 경우 여당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대통합민주신당
현재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는 현직인 우제창 국회의원과 이우현 전 시의회 의장,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장관, 양성범 다보스 병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양 원장을 제외한 정객들은 지난 경선당시 각기 다른 후보를 지지한 바 있어 정동영 후보체제에서의 행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던 우제창 의원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 공천은 물론 재선 고지까지 탈환하겠다는 의중이다. 특히 처인구 최대 이슈인 오염총량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투입, 정치생명의 사활을 건 분위기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행보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손 전지사의 경우 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중을 표명했지만 경선 후유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후보의 경기도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우현 전 의장은 8년 간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지역에서의 지지도와 넓은 인맥을 중심으로 총선에 나설 요량이다.
17대 총선당시 백의종군한 바 있는 이 전 의장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용인시장 후보로 출마해 낮은 당 지지율에도 불구, 처인구 지역에서 많은 득표를 올린 바 있다.
이 전 의장은 지방선거 당시에도 정 후보의 도움으로 중앙정치 거물인 남궁석 전 장관과 시장후보 경선을 치렀을 만큼 정 후보와 각별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후보 체제하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 후보의 당내 장악력에 따라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유력후보로 낙점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직의 프리미엄과 여전히 중앙정치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남궁석 전 장관과의 공천쟁탈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전 의장은 총선후보 공천에 대해서도 경선을 염두에 둔 분위기다.
17대 총선 당시 이른바 부인의 돈 봉투 사건으로 물러난 바 있는 남궁석 전 장관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인생을 마무리 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를 지지한 남궁 전 장관의 경우 용인정가의 거물로 출마여부와 상관없이 전체적인 총선구도에 큰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다.
* 한나라당
최소 6명 이상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경우 홍영기 전 도 의장을 비롯해 박승웅 전 국회의원, 신재춘 도의원, 조성욱 시의원, 배한진 조선일보 기자, 민학기 변호사, 여유현 한양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 등으로 인해 낙선한 홍영기 한나라당 용인갑 선거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본인의 정치인생 최대 승부처로 준비하는 분위기다.
최근 수지 롯데마트 인·허가 과정에서의 압력행사 등의 의혹으로 인해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홍 위원장은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상반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홍 위원장 구속도중 이뤄진 한나라당 선대위 구성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선대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공천권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홍 위원장의 석방시기와 최종 수사결과, 대선 본선에서의 활약상 등이 관건이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공천 최대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배한진 기자의 경우 부친인 배건선 용인농협 조합장의 인맥과 오랜 언론인 생활을 하며 다져진 중앙인맥이 큰 장점이다.
현재까지 출마가 거론되는 18대 총선 후보 중 최연소인 배 기자는 젊은 사고로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지역정가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다.
현직 언론인인 배 기자에게는 이번 총선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당 대표를 지지한 신재춘 도의원과 박승웅 국회의원의 경우 대선결과에 따라 공천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회의원 선거구와 같은 선거구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신재춘 의원은 경선 당시 용인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승웅 전 의원은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재기의 기회를 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당시 용인시장 공천을 신청 한 바 있는 민학기 변호사의 경우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처인구지만 실거주지는 기흥구이고, 주 활동 지역은 수지구로 출마지역이 불투명하다.
여유현 교수의 경우 전문직으로써 활동해온 경력 등을 바탕으로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각오다. 다른 정객들에 비해 처인구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여 교수는 도당 선대위 구성에서 시민사회위원장직을 맡았다.
한편, 사상초유의 시 의장 탄핵사태로 인해 의장직무 정지 중인 조성욱 의원은 현재 항소중인 시의장 불신임 소송 결과에 따라 출마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조심스런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