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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공무원도 사람이다"

용인신문 기자  2000.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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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위험천만’…‘감사원’가다 대형사고
<본지 편집국장 김종경>

지난 7일 오후 3시경 용인시청 건축과 공동주택담당 정규수(6급)계장과 우광식(7급)씨가 함께 타고 가던 승용차가 서울 남산터널 못 미쳐서 큰 교통사고를 냈다. 사고는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났다. 경찰과 당사자들의 말에 따르면 운전자 부주의를 사고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정씨는 인대가 끊어지고 뼈가 부서진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았고, 우씨는 장파열로 인해 3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들은 감사원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자 오후2시경 용인시청을 떠나 감사원으로 가는 길에 사고를 냈다. 이들 공무원은 지난 4월달부터 경기도 감사, 감사원 감사, 각종 민원 등으로 인해 거의 매일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 했다. 이러니 매일같이 피로가 누적되어 눈꺼풀이 무거운 건 당연한 일이다. 제시간에 퇴근한번 못했고, 집에서 맘편히 잠 한번 못 잦다고 한다.
동료 공무원들에 의하면 최근 용인시가 난개발 주범으로 표적이 되면서 잇따른 감사와 사정으로 인허가 부서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됐다고 말한다. 감사원 감사 역시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따라서 걸핏하면 자료제출과 질의답변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어 일선 지자체 말단 공무원 입장에서는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야 했다.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육체적인 피로와 과로 때문에 근무시간에도 졸음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지경이라고 말한다. 폭주하는 민원과 절대 부족인 공무원 수도 한 몫 한다. 또 지방공무원을 봉으로 아는 각종 상급기관의 연쇄적인 감사는 절대 이들을 정상적인 공무원이나 인간으로조차 배려하지 않는 듯 하다.
어떤 인간이 하루 이틀도 아닌 몇 달간씩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 하고도 무사할 수 있을까? 동료 공무원들은 이번 교통사고를 보면서 안쓰러움과 비애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의 고통과 애타는 마음을 용인시장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공직 대선배로서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이번 사고가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사고였다는 동료공무원들의 뼈아픈 지적에 가슴아파해야 한다. 일부 인허가 부서 공무원들도 사기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고, 기회만 되면 공직사회를 떠나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는 지친 후배 공무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지 작은 위안이 필요할 것 같은데….
사고를 당한 2명의 공무원은 현재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 누어있어도 잔뜩 밀려있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제대로 치료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들의 쾌유를 빌며 왠지 불공평한 공직사회에 대한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이 내뱉는 푸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