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전 용인시의회 의장이 전격적으로 한나라당 행을 결정, 대선을 앞둔 지역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시의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지역 내에서의 정가구도 개편은 물론 내년도 총선에서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전 의장은 지난 15일 용인실내체육관내 체육회 다목적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석유가 나지 않는 곳에서 석유를 구할 수 없듯 민심이 떠난 곳에서 민심을 구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이 전 의장은 “현재 대통합 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으려 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원칙없는 통합을 하려 한다”며 “본인부터 기존의 안위를 벗어 던지는 것이야 말로 한 발 앞선 실천과 행동으로 용인시민의 준엄한 명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안보·건전한 보수 세력이 하나로 융합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좌파정권을 바꿀 수 있다면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 내겠다”며 “당장에 쏟아지는 우려와 서운함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이 전 의장을 지지해 준 당원들에 대해 “당을 떠나는 것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의 국가와 용인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며 “본인으로 인해 상처받는 (민주신당)당원들의 돌팔매를 달게 받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만이 잃어버린 국민들의 희망을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과 시민을 위한 참된 길이 무엇인가를 항상 가슴에 새기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지역정가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 전 의장이 몸담았던 대통합민주신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일부 반발하는 분위기다.
민주신당 용인(갑)선거구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제창 국회의원 측은 지난 16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당과 당원에 대한 신의를 버린 철새정치인”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우 의원 측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 전 의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철새정치인이 양지를 따라 당적을 바꾼 것일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도 없다”며 “진심으로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위한다면 배신을 깨끗이 인정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 한나라당 입당 배경은
하지만 지역정가는 이 전 의장이 한나라당 행을 선택한 상황적 배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롯데마트 수지점 인·허가와 관련 재판에 계류 중인 한나라당 용인(갑) 홍영기 위원장의 상황과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지속돼 온 우제창 국회의원과의 불편한 관계 등이 바로 그것.
민주신당 대선후보 당시 정동영 후보 측 경기도 공동 선거대책 본부장을 맡으며 활약했지만 본선 선대위 구성에서 당초 예상했던 바와 달리 용인(갑)선거구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해 지역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나라당 용인(을)선거구 운영위원장인 한선교 국회의원의 견제를 위한 지역출신 정치인들의 방안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한 의원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의회 조성욱 의원의 의장직 사퇴기자회견이 지난 13일로 알려졌다가 돌연취소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연관성이 짙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한편, 한나라당 측은 이 전 의장의 입당으로 인해 민주신당 측 인사들의 추가탈당과 입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