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눈빛과 마음으로 통해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위해 창립 … 훈련여건 등 어려움
화제/용인시 농아인 축구회

이강우 기자  2007.12.10 00:00:00

기사프린트

   
 
지난2일 용인시 축구센터에서 열린 ‘용인신문 2007 용인시 축구협회장기 클럽대항 축구대회’ 현장. 이날 축구센터 내 3면의 축구구장은 경기 중인 선수들과 팀 코칭 스텝의 작전 지시로 시끌벅적 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한 팀들 중 오직 단 한 팀만은 한마디의 말도 없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바로 용인시농아인 축구회 선수와 코칭 스텝.

지난 2003년 창단한 용인시 농아인 축구회(감독 이영식)는 신체의 불편함이 있는 친구들도 축구를 통해 정상인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결성됐다.

농아인 축구회는 창단이후 매년 2~3회 농아인 축구대회에 참가해오다 지난 2005년부터는 연 1~2회 가량 일반인들이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해 왔다.

이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 속에 창단했고, 창단 초기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제는 선수들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며 “이기고자 하는 것보다 우리도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말을 들은 후 진행된 대회개회식에서 농아인 축구회원들의 눈빛을 보니 어느 팀 선수들 보다 밝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축구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리라.

하지만 선수 서로와 코치진 간의 빠른 의사소통이 필요한 축구의 특성상 농아인 팀이 경기에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도 농아인 팀이 경기자체를 즐기는 또 다른 이유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감독은 “중요한 상황이 벌어지면 선수들이 감독의 눈을 보고 판단 한다”며 “눈빛과 수화로 작전을 지시하는데 급박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팀 관계자에 따르면 농아인 축구단의 가장 큰 어려움은 ‘훈련공간부족’이다. 수화 통역이 없다면 의사소통이 안돼 연습 구장 섭외가 어렵다는 것.

다행히 주말이나 휴일 각 지역 운동장에서 훈련 중인 몇몇 축구회의 협조로 연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같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한 다른 장애우들에게, 또 일반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회의 장애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며 “선수들 모두 어려운 여건이지만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정신력 덕분일까. 내년 4월 우리나라로서는 8년 만에 출전하게 되는 아시아태평양 농아인 체육대회에 대한민국 축구대표 선수로 4명이 선발됐다.

이 감독은 “선수육성 등 여건만 갖춰진다면 우리나라 농아인 축구도 세계수준과 맞출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각장애우도 축구를 할까라는 의문보다 신체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많은 장애우들이 사회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