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국가가 아닌 도시로 경쟁하고 있다. 인구 81만 명을 넘어선 용인시의 경쟁력은 과연 무엇인가. 본지는 연중기획으로 용인의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용인신문은 ‘도시경쟁력을 위한 제언’ 을 통해 용인의 랜드마크는 단연 ‘백남준 미술관’이라고 제언했다. 백남준 미술관 옆 ‘경전철 환승역’과 ‘수원IC’도 ‘백남준 역’과 ‘백남준 IC’로 바꾸자고 했다. 이에 수많은 독자와 시민들이 공감의 뜻을 보여 왔기에 향후 행정기관의 대처를 주목하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708호1면>
더욱 큰 문제는 도시브랜드 슬로건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도시브랜드(CI·City Identity)를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브랜드야말로 도시이미지 정립과 홍보, 마케팅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남부 중핵도시로 발돋움한 용인시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무엇인가. 현재까지는 ‘없다’는 말이 정답이다. 시는 2005년 말 도시브랜드 ‘Ace Yongin’ 선포식을 가진바 있다. 그러나 민선4기 이후 현재까지는 사실상 폐기처분 상태나 마찬가지다. 디자인 리뉴얼중이라고 하지만 이미 ‘세계최고 선진용인’이라는 시정 캐치프레이즈가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혼용되고 있다.
‘Happy Suwon’ 브랜드 평가 대상
‘하이 서울(Hi Seoul)’은 1996년 서울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브랜딩화하기 위해 브랜드 슬로건으로 선정해 사용 중이다. 용인시에 연접한 수원시는 도시 브랜드 ‘해피 수원(Happy Suwon)’으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평가 대상을 받은바 있다. ‘해피 수원’은 전국 시·군 중 가장 먼저 제정한 도시 브랜드이다.
안산시는 ‘브라보 안산(Bravo! Ansan)’, 원주시는 ‘헬씨 원주(Healthy Wonju)’, 구미시는 ‘YES 구미’, 경주시는 ‘뷰티풀 경주(Beautiful Gyeongju)’, 안동시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경북도는 ‘프라이드 경북(Pride Gyeongbuk)’, 진주시는 ‘Charm Jinju’를 도시 브랜드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는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라는 대표 브랜드를 이용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유치전부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아울러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포항시는 ‘파워풀 포항(Powerful POHANG)’을, 국제화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평택시는 ‘슈퍼 평택’을 도시 브랜드로 활용 중이다. 그리고 화성시는 지난해 연말까지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개발하기 위해 공개 모집을 했다.
도시브랜드는 문화예술로 승부
세계적으로 도시브랜드를 향상 시키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도시를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기초예술 투자가 문화적 자존심과 도시브랜드를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유수의 도시들은 미술로 도시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곳이 많다.
영국 게이츠헤드의 볼틱 현대미술관, 독일 베를린의 타클레스·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그리고 칼스루에의 ZKM 등은 전문 미술관으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들 미술관은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작가들에게 작품 활동의 기반도 마련해주고 연간 수백만 명에 달하는 세계의 관광객들까지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 지자체들도 이젠 사고의 전환을 시작한 곳들이 적지 않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화성 상륙의 의미
도시브랜드 육성은 미술관 뿐만 아니라 대규모 테마파크, 다국적 기업체 등을 유치하면서도 가능하다.
세계 양대 테마파크 브랜드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에버랜드의 3배에 달하는 470만㎡에 테마파크, 시티워크, 컨벤션 센터, 호텔, 워터파크, 골프장, 웰리스스파, 프리미엄 아울렛 등 8개의 시설이 조성되는 체류형 복합리조트다. 이는 2012년 3월 화성시에 완공 계획으로 연간 2조9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총 5만7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도가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컨소시엄사와 함께 31억달러(2조9000억원)규모의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추진 중이다.
도시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김호정씨는 “세계적인 테마파크 유치는 유럽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유치경쟁은 단순한 관광객 증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력고용과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용인시는 새로운 도시브랜드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삼성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대표 브랜드의 위기에 대한 대책마련도 절실할 때다. 이젠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 브랜드까지 한국에 속속 상륙, 기존 지자체들의 도시브랜드까지 재편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규모사업 투자유치 외에도 각종 지역축제 개발 등 검증되지 않은 여러 국제대회 유치 등을 통해 예산낭비 초래는 물론 도시브랜드와 지자체 경쟁력까지 떨어뜨리는 경우 또한 적지 않음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한편, 용인시는 도농복합시이기 때문에 지역 내 농특산물 부문에 있어서도 브랜드 통합화를 추진하는 등 ‘통합브랜드’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