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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가구단지의 ‘가해자 없는(?)’ 전쟁

가구 매장 파손, 빈 공장의 불

김미숙 기자  2008.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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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약자를 몰아내려는 위원회의 자작극”
이주합의위, “대책위에서 악의를 품고 벌인 일”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기흥구 중동 650번지 일대에 위치한 어정가구단에서 어정세입자철거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한달째 망루를 설치하고 장기 농성에 들어 간 가운데 또 다른 세입자들이 소속 된 이주합의위원회가 대책위로 曠?피해를 입고 있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어정가구단지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도로가에 자리한 가구 매장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서 여러번의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진 안쪽 가구단지는 이곳저곳에 골프공, 대못, 건축 폐기물이 나뒹굴고 있었다.

화염병은 불이 붙은 채 도로에 방치 돼 있었으며 아직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매장은 누군가로 인해 앞쪽 유리 전체가 깨지고 이주합의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임시 사무실은 누군가의 침입으로 가스 벨브가 열리고 집기가 파손됐다. 대책위 주거세입자가 아직 살고 있는 집의 두꺼비 집이 파손되고 비어있는 가구공장에는 방화로 추정되는 불까지 났다.

그러나 피해자는 있을 뿐 가해자는 없다. 대책위는 “위원회에서 자신들을 쫓아내려고 한 일” 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위원회에서는 “대책위에서 악의를 품고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5일 새벽 1시경 번호판을 가린 1톤 트럭을 타고 온 대책위 사람들이 망치를 들고 이주합의위원회장의 매장 앞 유리를 깼고 위원회 임시 사무실의 집기 등을 파손, 가스 밸브를 열어둔 채 난로의 불을 켜두고 사라졌다”며 “망루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책위가 새총을 이용, 위원회쪽으로 골프공 등을 날리고 그로 인해 자동차가 파손 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이주할 계획으로 대책위와의 아무런 마찰도 빚고 있지 않았던 상태”라며 “대책위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상관없는 위원회에까지 몹쓸 짓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의 주장과는 반대로 대책위에서는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25일 위원회장의 매장 유리가 깨지기 전인 24일 저녁, 망루의 전기를 끊기 위해 위원회에서 먼저 용역을 동원해 두꺼비 집을 파손 했으나 다행이 다른 곳의 두꺼비 집이었다”며 “위원회장 매장의 유리 파손은 자신들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5일 저녁 7시 경 대책위 소유의 빈 공장에서 불이 난 것도 위원회에서 조장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5일 대책위 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로 조만간 이들을 구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부 지주와 세입자 40여명이 소속된 위원회에서는 처인구 백암으로의 가구단지 이주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책위에서는 시에 도시개발 주체와의 이주대책 협상을 위한 중재를 요구하며 망루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어정가구단지는 총 38만 8436㎡ 규모로 3089가구의 조합아파트와 연립주택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