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디자인 코리아 프로젝트’ 적극 추진
전국 지자체들 도시디자인 위원회 잇단 발족
용인시도 지역 특색 살리는 도시디자인 필요
도시경쟁력을 위한 제언3 도시디자인을 바꾸자
지금 세계는 국가가 아닌 도시로 경쟁하고 있다. 인구 81만 명을 넘어선 용인시의 도시경쟁력은 무엇인가. 그리고 도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본지는 연중 기획으로 용인시의 세계 속 도시경쟁력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의 대도시들이 벌이는 또 하나의 경쟁은 ‘도시디자인’부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디자인드 인 코리아(designed in Korea)’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10월 국가건축위원회 산하에 ‘건축도시디자인분과’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제 한국도 국토 전반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 측은 “신도시, 혁신도시,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 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의 경우, 우선적으로 디자인 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시범 사업을 벌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디자인 통합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특색 있는 경관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도시디자인 전쟁’이 벌어졌다.
글로벌 시대의 도시 트랜드는 ‘도시디자인’이다. 이젠 전국의 지자체가 ‘디자인 전쟁’에 나섰다. 대통령직 인수위 발표 영향도 컸지만, 이미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들은 도시디자인 관련 조례를 신설 추진 중에 있다.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간판·현수막 등 광고물 정비와 가로경관 개선, 건축물 등에 대한 정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좀 더 창의적인 도시디자인을 해야만 도시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07년 도시디자인 관련 조례를 개정·신설했다. 심지어 야간경관조례까지 신설했다. 부시장급의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만들었고, 서울시내 25개 구(區) 중 이미 절반 이상이 디자인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나머지 구청들도 올해 안에 만들 예정이다.
강원도는 ‘디자인 강원총괄본부’를 만들어 전담기구를 신설했고, 공공 디자인 전문가 그룹의 자문단도 구성했다. 인천시는 도시계획국 아래 도시디자인팀을 운영 중이고, 동구·연수구·계양구·서구 등 4개 구는 ‘도시경관과’ 또는 ‘경관녹지과’를 만들었다.
부산시도 지난해 도시경관과를 만들었다. 울산 남구는 올해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하고, 경관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경북 포항시와 구미시, 그리고 안동시도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디자인 전문팀과 도시디자인 부서를 신설했다. 아울러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성공적인 도시디자인을 위해 전문가 그룹 영입에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0월엔 세계 디자인 올림픽 잠실에서
세계디자인올림픽(World Design Olympiad SEOUL 2008)이 오는 10월 10∼30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디자인 분야의 거장들이 미래 디자인을 전망하고 도시디자인 정책을 토론하는 콘퍼런스, 전시회, 공모전, 서울 빛 축제 등으로 치른다. 서울시는 세계디자인올림픽 총감독으로 미국 휴스턴대 산업디자인과 권은숙 교수를 선임했다.
지난 달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쿄 싱가포르 등 주요 경쟁 도시들은 저마다 디자인 허브가 되겠다고 나섰다”며 “서울이 디자인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울특별시 공공디자인에 대한 조례’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도시디자인을 종합적이고·체계적으로 개선·관리하기 위해 5년 단위로 서울특별시 도시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뿐만아니라 야간경관기본계획을 수립해 권역별·지역별 및 가로별 구축·개선을 위한 제도개선과 주요시책을 만들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와 서울시의 도시디자인 정책을 반영하듯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내 디자인 시장규모(2005년 기준)를 약7조원에서 서울이 ‘세계디자인수도’가 되는 2010년엔 15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도시경쟁력의 트랜드는 ‘디자인’
한국의 도시 경쟁력 트랜드 역시 도시디자인으로 변해가고 있다. 재개발이 임박한 도시가 많고, 신도시가 우후죽순 생기다보니 천편일률적인 도시디자인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디자인 전문가들은 일본의 요코하마를 도시디자인의 상징으로 꼽는다. 요코하마의 아카엔가스고에는 전통과 현대가 멋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겉은 별 볼일 없는 창고 같지만, 안에 들어가면 고급스런 쇼핑센터는 물론 먹거리와 갤러리까지 만들어져 있다. 면세물품 보관 창고의 변신이다. 화물 열차가 다녔던 기찻길은 옛 교량을 그대로 남겨 산책길로 바꿔버렸다.
환경파괴로 죽어가던 어촌도시 ‘우시부카시(市)’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하이야대교’ 때문에 매년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죽음의 도시가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영국은 케이브(CABE·조형물·건축위원회)에서 여러 정책의 디자인 요소를 총괄 조정하고 있다. 1993년엔 ‘밀레니엄 위원회’를 만들어 초기 자금 20억 파운드(약 3조 8억원)를 마련했다. 세기의 건축가들을 앞세워 ‘밀레니엄 브리지’, ‘런던 아이’등을 만들어 ‘노쇠한 도시 런던’을 새로운 ‘디자인의 도시’로 바꿨다.
프랑스의 미테랑 그랜드 프로젝트는 신 개선문(라데팡스 ‘그랜드 아치’), 오르세 미술관, 신 루브르박물관, 라빌레뜨 공원 등을 건설해 구 도심의 슬럼화를 방지했다. 2000년 독일 연방정부의 건축문화운동(Architecture and Building Culture Initiative) 또한 마찬가지 프로젝트다.
■ 용인시, 도시디자인 절호의 기회
용인시를 어떻게 디자인할까. 용인시는 앞으로 글로벌 시대의 대도시처럼 랜드마크를 집중 디자인해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도시경관 정비는 물론이고, 도시브랜드를 강화해 자연스럽게 도시디자인을 해야 한다.
용인의 랜드마크라 불릴 수 있는 △문화복지행정타운 △용인경전철 △백남준 미술관 △에버랜드 △민속촌 △삼성반도체 △골프장 등 다양한 것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용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용인시는 우선 정책적으로 랜드마크를 선정 개발해야 하고, 랜드마크부터 특색있는 도시디자인을 접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시와 시의회는 이제라도 21세기 관광 도시 육성을 위해서 도시디자인 관련 조례와 위원회를 신설하고, 미래의 도시를 디자인해야 한다.
최근 전국 자치단체들이 도시경쟁력을 빌미로 왜 도시디자인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고민하기는 이미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