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화마가 휩쓸고 간 610년의 역사

숭례문 화재발생 전소 붕괴…5시간여 만에 ‘와르르’
우리지역뉴스 | 서울시 중구자치신문

용인신문 기자  2008.02.18 00:00:00

기사프린트

   
 
용인신문은 각 지역의 신문들과의 뉴스교환을 통해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주요뉴스를 공유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용인신문을 보는 전국의 출향민들에게는 용인의 소식을, 전국에서 이사온 용인시민들에게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번주에는 중구자치신문 제공으로 숭례문 화재에 관한 기사를 싣는다 <편집자주>

국보1호 숭례문(남대문)이 화재가 발생해 완전 전소 됐다.조선시대인 1398년에 창건, 서울에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중 가장 오래 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숭례문이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저녁 8시 48분경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 1,2층 누각이 전소돼 무너져 내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는 숭례문 현판좌측 부분에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으면서 시작됐고 소방당국의 펌프차와 고가 사다리차 등 소방차 32대와 소방관 128명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대규모의 인력을 투입, 진화 작업을 펼쳤으나 11일 새벽 완전전소 붕괴됐다.

소방관들은 국보 1호라는 문화재 특성상 훼손을 우려한 나머지 적극적인 진화 작업을 펼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방관계자는 “지침에 문화재청과 협의하에 진화작업을 하도록 돼 있다” 며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친뒤에야 기와를 걷어내는 바람에 불길을 잡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이 초기 숭례문 화재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타오르던 불길이 발화 40여분만인 오후 9시 30분경 거의 사그라들면서 훈소상태(연기만 나는 상태)가 되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길이 잡힌 것으로 오판, 이어 기와 안쪽에 남아있던 불씨로 인해 다시 맹렬한 기세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9시 55분이 돼서야 화재비상 2호를 발령했으며 이로부터 40여 분이 지난 오후 10시 32분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을 지휘관으로 하는 화재비상 3호를 발령했다.

화재비상 2호는 소방차 기준 31~36대가 화재비상 3호는 43~52대가 각각 출동하는 규모로써 이날 숭례문 진화작전에는 모두 60대의 소방차가 동원됐다.

결국 숭례문 지붕을 해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화재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11시50분경부터 지붕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자정을 넘어 불은 2층 전체를 휘감아 누각 곳곳을 뚫고 5~10m 높이에 이르는 거대한 불기둥을 뿜어댔다.

숭례문 2층 누각은 11일 0시58분께 서울역을 바라보는 뒷면부터 우수수 무너져내리기 시작해 삽시간에 붕괴로 이어졌다.

결국 발생 5시간만인 오전 1시54분께 진화 노력에 불구하고 누각 1층과 2층 대부분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61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보가 허망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당초 숭례문에 켜놓은 전기조명등 누전으로 의한 화재로 판단했으나 불이나기 직전 누각 안에 낯선 사람이 진입했다는 제보들이 들어오면서 방화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돼 수사를 벌인 결과 강화도 화점면 채모씨(69)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고 자백을 받았다고 경찰청은 12일 밝혔다.

한편 61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국보1호가 화재로 소실되는 것을 바라보던 100여명의 시민들은 안타까움과 분노, 실망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사제공 : 중구자치신문 사장 이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