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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링이 범인잡는데 쓰여.."

용인신문 기자  2000.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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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테러범 검거 숨은 공로자 박용남씨

부녀자에게 황산을 뿌려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했던 황산세례범을 현장에서 격투 끝에 붙잡은 용감한 시민이 뒤늦게 밝혀져 세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를 발휘해 범인을 붙잡은 숨은 공로자 박용남씨(24·용인대 격투기학과 레슬링부 3)가 화제의 주인공. 고향이 전북 군산인 박씨는 역북동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용인대학교를 다니는 대학 3학년생으로 방학기간동안 학비 마련을 위해 새벽까지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난 10일, 이날도 박씨는 새벽까지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아침 7시께 자취방으로 돌아가던 중 용인고등학교 정문 앞 골목에서 순찰차가 긴급상황을 알리는 싸이렌을 울리며 주변을 수색하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그순간 박씨는 경찰과 반대쪽 골목에서 집 담장을 넘어 주변을 살피던 수상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고 경찰이 찾는 사람임을 직감했다. 범인은 재빨리 다시 담을 넘어 공사장 주변에 몸을 숨겼다.
박씨는 본능적으로 범인을 잡기 위해 담을 넘었고 곧바로 숨어있던 범인과 맞닥뜨렸다. 범인은 흉기를 들고 있었지만 박씨는 수년간 익혀온 매치기 기술로 단숨에 범인을 쓰러뜨리고 들고 있던 흉기를 빼앗았다. 순식간에 이같은 일이 발생하자 경찰은 박씨의 신변파악도 하지 않은 채 범인을 파출소로 연행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범인 체포에 가장 큰 공로자인 박씨의 용감한 행동이 빛을 바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찰의 계속된 소재파악 끝에 사건이 있은 후 5일이 지난 15일 박씨를 찾게돼 마침내 그의 선행이 세상에 공개됐다.박씨는 “처음에는 키도 작고 몸도 약해 보여 좀도둑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황산세례범이란 사실을 알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지더라구요”라며 “중학교 때부터 레슬링을 시작해 지금까지 운동을 해온 것이 이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범인과 격투한 강인한 인상보다는 순박한 웃음이 베어 나왔다.
박씨를 지도하고 있는 용인대 레슬링부 장호성 교수는 “위험한 일에도 뒷걸음질 치지않고 당당히 범인을 잡아낸 용남이의 용기가 대견하다”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용인경찰서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고·고발 정신이 부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경찰의 일을 도와준 박용남씨와 같은 용감한 시민이 있기에 범인들이 활개를 치지 못하는 이유다”며 “앞으로도 莫㉶?시민들의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