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은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 첩첩이 쌓여있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 자원이 풍부하여, 호암미술관과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한택식물원, 다수의 골프장, 스키장, 승마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용인은 사람들이 살기에 쾌적한 환경을 지녔으면서도 사람들이 의외로 문화에 흠뻑 빠지기는 어려웠던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천혜의 관광 조건을 지닌 용인은 장차 더욱 수준 높은 질적인 서비스와 함께 문화적인 마인드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지역이다.
문화는 곧 우리들의 생활과 삶에 즐거움을 주는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용인 지역의 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은 곧 용인의 경제적인 발전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용인신문사에서 주최한 ‘불어라 한국의 봄, 불어라 한국미술 세계로’ 전은 이런 의미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겠다.
타 지역보다 소득 수준에 비해 문화적으로 낙후된 용인 지역에 문화적인 봄바람을 불어넣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용인신문의 그동안의 노력이 조그마한 결실을 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전시는 단순하게 여러 작가들을 초청하여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국내 최고의 작가들을 각 연령대별로 기획, 선별하여 용인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그야말로 질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다.
따라서 용인 지역의 문화적 소양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미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활동 중인 작가들도 많다. 특히 1960년 이후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 유학한 미술인들이 국내외적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술은 세계 속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삶과 부합되면서도 세계적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이는 아마도 우리 미술에 대한 관심의 부족으로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기보다는 유럽이나 미국 등 우리보다 더 잘 사는 나라들의 문화미술을 동경하여 흉내 낸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외국의 문화 미술에 대한 지나친 동경은 우리의 고유한 정신과 삶의 향기를 상실하게 하여 한국의 미술 자체를 위태하게 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한국성적인 예술과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문창살이나 갓 혹은 한복 등 우리 전통적인 것들을 소재로 한 그림만을 한국성이 담겨있는 그림으로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한국적인 것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는 국수주의적인 태도로 작품을 제작하면서 지나치게 소재주의적으로 흐르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한국 미술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림의 재료가 동양적이든 서양적이든 간에 우리의 정서가 잘 배어있으면서도 세계의 미술 흐름에 선두적이고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작가들을 선정하고자 하였다.
이번에 초청된 열여섯 작가들은 김구림, 송수남, 이숙자, 임립, 이상중, 진원장, 권숙자, 한병국, 이희중, 최석운, 문봉선, 허진, 임종두, 이상길, 김영화, 정규리 등이다. 이들은 국내외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대가에서부터 이미 그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젊은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면서도 하나같이 예술적 역량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그림들은 제각기 완전히 다르면서도 정신적, 외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정서를 다분히 내재하고 있는 한국성향의 작품들로서 앞으로 한국 미술의 발전에 긍정적인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감상자들은 한국 미술이 그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음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준석<전시기획자, 미술과 비평 주간, 대한민국국제
아트엑스포예술총감독(코엑스), 한국 아트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