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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씨름 ‘산 증인’…씨름 메카 견인

양지초, 백암중, 용인고 대통령기 우승
인터뷰/용인시 씨름협회 이일수 회장

이강우 기자  2008.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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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부터 5일간 김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대통령기 장사씨름대회에서 우리나라 씨름 사상 전무한 기록이 수립됐다.

용인지역 양지초등학교와 백암중학교, 용인고등학교 씨름부가 모두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

씨름인들에 따르면 대통령기는 물론 어떤 전국대회에서도 한 지자체에서 초·중·고를 모두 우승한 기록은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용인씨름의 이 같은 쾌거에 가장 기뻐하는 사람 중 한명이 바로 이일수 용인씨름협회장이다.

이 회장은 “용인지역 씨름선수 출신으로 후배들의 훌륭한 성적에 감사할 뿐”이라며 “용인 씨름과 함께한 20여 년 중 이 날 처럼 기쁜 날은 없었다”며 흐뭇해 했다.

이만기, 이봉걸, 이준희 등 걸출한 스타 선수들의 등장으로 국민 스포츠로서 씨름 붐이 일었던 80년대, 이 회장은 용인에 씨름협회를 태동시켰다.

그는 “본인이 씨름선수 출신으로, 씨름의 중흥기 임에도 고향에 씨름 기반이 없다는 아쉬움이 협회를 추진하게 된 동기였다”고 술회했다.

송전중학교 시절 씨름과 첫 인연을 맺었다는 이 회장은 성인이 된 후에도 씨름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 1991년 용인시 씨름협회 초대회장을 시작해 1999년까지 씨름협회를 이끌었고, 이후 지난 2005년 다시 회장직을 맡아 용인씨름을 견인해 가고 있다.

그는 “처음 씨름협회를 창단할 당시 용인이 씨름메카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난 세월동안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 같아 기쁘다”고 강조했다.

용인지역 씨름 지도자들에 따르면 전국 어느 대회를 가건 용인 팀과 상대하기를 꺼리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용인씨름이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최강임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씨름협회 관계자들은 “그동안 꾸준히 엘리트 학생체육 기반을 닦아온 덕을 보는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 용인시는 초·중·고교에 이은 대학부, 실업팀까지 연차적인 기반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대한씨름협회 부회장, 경기도 씨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의 인적 네트웍까지 더해지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이 회장은 “여전히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보강하기 위해 현재 기흥지역에 중학교 씨름부 창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10년, 20년 후에도 씨름 메카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침체된 국내 민속씨름 현실을 생각하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 회장은 “일본의 경우 전통 운동경기인 스모와 유도 등이 국민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때 부러움이 앞선다”며 “우리도 민속씨름을 아끼는 국민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씨름이 프로 원년과 같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스타급 선수들의 발굴과 육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용인출신 꿈나무 선수들이 민속씨름의 스타로 성장해 제2의 씨름 전성기를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