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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곡초등학교의 운동장클래식

문화산책 - 공연후기

박숙현 기자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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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곡초등학교 교정을 찾은 2일 저녁. 운동장에 놓여있는 흰 프라스틱 의자에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오후 7시 정각 시작이었던 듯 약 30여분 후에 들어선 운동장에는 이미 클래식 축제의 열기가 가득 차 있었다.

어린이들이 웅성거리고, 고구마 스틱을 파는 아저씨가 돌아다니는 곳에서 이뤄지는 클래식의 향연.

주변이 아파트로 둘러쳐진 나곡초등학교 운동장이 마치 별천지처럼 느껴졌다.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오늘의 이처럼 모든 조건이 충족된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주하는 용인교향악단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2004년.

1년동안 초대 단장직을 맡으면서 거의 클래식의 불모지와도 같았던 용인에서 단원들과 함께 땀 흘렸던 지난 세월이 머릿속을 흘러간다.

그때 본인은 9명의 운영위원을 조직했고, 수지에 있는 큰 레스토랑을 연습장소로 빌려 매주 금요일마다 연습 장면을 곡 설명과 함께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금요살롱을 개최 했었다.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놓고 음악에 관심 있는 어린이와 부모들을 초청해 마련했던 자리. 한 로타리 창립식을 연주회로 대신 하게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클래식을 보급하고자 노력했었다.

보람은 있었지만 힘들고 고단했던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흘러 기흥구청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마련해 용인시교향악단의 활동을 격려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게 된 분위기를 접하면서 참으로 반갑고도 감동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 예술의 보급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정신의 회복이 시급한 때에는 더욱 그렇다.
어린 아이들이 놀이처럼 클래식을 접할 수 있도록 일을 추진한 나곡초등학교 또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