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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민소환제’의 교훈

용인신문 기자  2000.09.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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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가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을 때 인근지역 고양시 일산 신도시는 독버섯처럼 자라난 유해환경업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산 신도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러브호텔 난립 저지 공동대책위’는 급기야 기초자치단체장의 행정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제 도입을 위해 헌법소원을 내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이 민선 단체장의 행정 책임에 대해 초강경수를 둔 것은 지난 95년 민선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전개과정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얼마전 행정자치부가 입법예고한 자치단체장에 대한 ‘서면경고제’보다 더욱 강한 제재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헌법소원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지만 주민소환제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들 공대위는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난립에 따른 교육 및 주거환경 악화가 황교선 고양시장의 잘못 때문에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행 지방자치법상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자 주민소환제를 도입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내겠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공대위는 러브호텔과 유흥업소의 탈세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업체의 국세 및 지방세 부과 현황 등 관련자료를 이달말까지 국세청에 제출해 특별세무조사까지 의뢰할 계획이라니 시민들의 각오가 대단한 모양이다.
결국 단체장 주민소환제나 세무조사 운운하는 것은 주민들로부터 불신임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현행법상 민선 단체장은 선거법 위반이나 형사적 책임이 없다면 그 직을 박탈할 수 없게 돼 있다. 따라서 선거법위반이나 사법기관의 비리적발이 아니면 도덕성이나 업무능력만을 가지고 사퇴를 시킬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없는 상태다.
지방자치제의 단점 보완을 위해 주민소환, 주민제안, 감사청구, 주민투표제 등이 전세계에서 대부분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주민감사청구제와 조례개정 및 폐지 청구제 등 두가지 제도만 도입돼 있는 실정이다. 기초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시작한지는 이제 불과 6년이다. 지방자치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불합리한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거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까지 게을리 할순 없다.
일산 주민들의 헌법소원 준비를 보면서 용인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용인시도 이미 난개발로 인해 주민들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또 택지개발이 완료된 수지상업지역에 속속 들어선 각종 유흥업소는 밤만되면 불야성을 이룬다. 언제 용인시도 일산 신도시처럼 변할지 모른다. 난개발 대책도 중요하지만 쾌적한 교육환경과 주거환경을 위해 어떤 법률적 대책이 필요한지 이제라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