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융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을 계속 추진하려면 50조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투입된 110조원의 공적자금도 모자라 또다시 50조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IMF이후 110조원의 자금이 금융기관 지원과 대우, 대한생명 등 부도기업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금융기관은 여전히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고, 미국 포드사에서 매입하겠다던 대우자동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때 현대, 삼성, 대우, LG 등 이 나라 굴지의 재벌들은 경제성장의 상징이었고 직장인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들 재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긍지가 대단했고 그 기세에 눌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깨가 위축되어 자기 직장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는 시절이 바로 엊그제이다.
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이들 재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좌불안석이다. 물론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잘못의 원인은 1차적으로 재벌기업 자신에게 있다. 이들은 기술을 개발하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는 막대한 은행돈을 끌어들여 부동산을 매입하고 유통, 통신은 물론 중소기업의 고유영역까지 무차별 잠식했다. 이른바 선단식 기업경영, 문어발식 확장 등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무지막지한 밀어붙이기가 최고의 경영전략이었다.
생산과 판매에 의한 정상적인 이윤에 의해 기업을 늘린게 아니라 은행돈이 마치 주머니돈인양 마구잡이로 갖다 쓰는 것이 능사였다. 하기야 은행돈을 뭉터기로 빌려다가 땅사는데 절반 쓰고 빛 갚는데 쓰고, 중복투자에 쓰고 닥치는 대로 쓰다보니 그 돈이 어떤 돈인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재벌기업은 우리나라의 은행은 절대 망하지 않을 줄 알았다. 돈이 모자라면 정부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여‘특융’이다 뭐다해서 부실은행을 팍팍 밀어주었으니 걱정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돈은 결국 4500만 국민이 한푼두푼 모아 은행에 맡긴돈이고 이날 근로자들이 피땀흘려 일해 벌어들인 외화였다. 이 돈이 바닥을 드러내자 재벌기업은 돈줄이 막혀 버렸고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역시 무더기로 넘어졌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공적자금이란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붇고 국채를 발행하는 등 빚을 끌어다 금융기관과 재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