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용인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이 우여곡절 끝에 심노진 의장과 김희배 부의장, 박원동 운영위원장, 김정식 자치행정위원장, 이우현 산업건설위원장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의회는 투표과정에서 여과 없이 보여진 지역 간 갈등과 일부 의장단 당선자들의 무리한 합종연횡 등으로 당분간 심각한 선거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또한 사상초유의 시의장 탄핵을 불러일으킨 단초가 된 전반기 의장단 선거보다 혼탁한 모습을 보인점 등은 중앙 정치판보다 더하다는 비판 여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의원들에 따르면 당초 시의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의원은 심노진 의장과 이종재 의원 등 5명이었다.
하지만 선거 전날인 지난 1일 처인구 P 음식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K의원이 돌연 부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구도에 변화가 온 것.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결과 의장 선거 1차 투표결과 다득표 한 후보에게 처인·기흥 지역의원들이 표를 몰아주기로 약속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장 후보들은 각각 상대측 진영의 회유를 위해 헛공약을 남발했고, 서로의 약속을 믿으며 의장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의장 선거 1차 투표 직후 헛공약임을 알아차린 후보들의 진영이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의·총 결과에 따라 1차 다득표 자인 심 의장에게 집중됐다.
본격적인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부의장 선거부터.
서로를 불신하게 된 의원들의 표심은 분산됐고, 부의장 선출은 2번의 정회 등 1시간 30여분이 흐른 뒤에야 마무리 질 수 있었다. 뒤이어 자지행정위원장, 산업건설 위원장 선출도 같은 양상을 보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합종연횡에 따른 자리싸움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결국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5명의 의장단 선출은 밤 12시를 넘기기 직전 산회를 선언하고 0시 이후 회차를 변경해 회의를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후 마무리됐다.
상황이 이렇게 끝나자 시의원들의 감정의 골도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특히 각 지역별 의원들의 갈등은 전반기 의장선거 직후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후반기 의회 운영 전반에 거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한 시의원은 “자리에 대한 욕심으로 공수표를 남발하는 사람들이 꾸리는 의장단을 무엇으로 믿을 수 있느냐”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 측도 “당초 예상과 달리 선거가 너무 혼탁해져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없을 정도”라며 “선거 이후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거를 방청한 시민들도 “이합집산의 결정체를 보는 것 같다. 민의의 대변자를 자청한 사람들의 본 모습이 이것이냐”며 선거를 둘러싼 의원들의 모습을 비판했다.
결국 후반기 시의회 의장단은 의회 내부 갈등과 당내 갈등, 또 선거를 통해 보여준 부정적 이미지 탈피라는 삼중고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