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민속촌이 아파트 숲에 쌓이면서 끊임없이 이전설이 나돌고 있다.
타 자치단체의 유혹의 손길도 잦아지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는 타 자치단체로의 이전설이 나와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강건너 불 구경하듯 남의 동네 이야기로 일관한다.
경기도도 가만있었다. 이전설이 나와도 도내 이천이나 안성 파주 등지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른 것 같다. 충청도 이전설이 나오자 경기도 체면을 의식해서인지 도가 대책마련을 세운다고 법석이란다.
그렇지만 경기도의 대책이란 것은 경기도 관내만 떠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이 될게 뻔하다. 그런데도 용인시는 경기도가 대책을 세우기만 고대하고 있다. 만일 문화 관광 마인드가 있는 시였다면 벌써부터 시 차원의 대책 마련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3년전 민속촌 콘크리트화의 서막이 된 삼정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을 때 그것을 처음 본 사람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 야외 박물관 앞의 아파트를 대하며 적잖게 놀랐다. 민속촌 진입로 초입에 들어서면 마치 고층의 삼정아파트가 민속촌에 가지 말라고 대문을 가로 막고 위협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용인신문은 처음 삼정아파트가 들어설때부터 경관 훼손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시 관계자들은 법적인 하자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 건설을 막을 수 없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뇌었다.
그로부터 3년여 세월이 흐른 지금, 콘크리트 숲과 시멘트 먼지로 만신창이가 됐다. 망가질대로 망가진뒤에야 시장은 민속촌 보존을 위한 특별 조치를 내렸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속담이 딱 어울리는 처사였다.
그러면서도 용인시는 21세기 용인의 관광 비전을 세운다고 4억50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용역비로 퍼불 계획이다. 시장은 용역을 맡은 한국관광연구원이 착수보고회를 갖던날 시의 고위직 공무원과 관계 공무원이 모인 자리에서 돈이 얼마 들던 상관하지 말고 이번 계획은 제대로 세우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공무원들한테 외국의 관광 실태를 봐야된다면 얼마든지 보내줄테니 예산을 올리라고도 했다고 한다.
용인의 21세기 관광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거창하게 떠들고 있지만 있는 것 조차 관리하지 못하는게 용인의 현실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민속촌 이전을 타진하는 자치단체는 이전 부지만 제공할 뿐 이전비용이 막대하고 자리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포기할 게 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속촌은 이제 누구든 탐을 내는 상품이 됐다. 나중에는 이전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옮겨가겠다는 자치단체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용인에는 민속촌 에버랜드 골프장만 있는게 아니다. 작지만 가치있는 관광자원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다. 만신창이가 된 민속촌 문제는 비단 용인시만의 잘못이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야외박물관에 대한 경기도, 더나가 정부의 행정적 지원과 배려가 없었다. 지난 97년 경기도는 민속촌을 관광특구로 지정 신청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법적 금융적 세제 지원 대상도 아니었다.
이제 용인 한국민속촌에 어떤 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까. 이미 들어설대로 들어선 아파트를 철거하는 그야말로 초특급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까. 이제와서 관광특구건 보호구역지정이건 아무 소용 없다. 어쩌면 민속촌 경관을 망쳤다는 질타를 세월 속에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경기도가 다른 시군으로 옮길 것을 민속촌 측에 종용할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