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찰은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A 오락실에 대한 단속을 펼치던 중 이 오락실 대표가 같은 건물 4층에 건축물 등재 서류와 다른 업종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한 탐문결과 이곳이 신종 성매매 업소인 것을 확인한 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수사결과 대금을 결재한 카드전표만 1900여건에 달하는 등 수 없이 많은 성 매매가 이뤄졌음이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성매수자 중에는 현직 공직자와 교육 공무원도 포함 돼 있다. 경찰은 현재 이곳에서 결재된 카드 소유주 400여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성분들의 지친 몸과 스트레스를 확 날려 보낼 수 있는 곳’, ‘직업적이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풋풋한 20대 여대생 항시 대기’
저녁시간 식당가와 호프집 등 술집이 밀집된 곳에 주차를 하고나면 어김없이 차량 문틈에 꽂혀있는 명함의 문구들이다. 대부분 신종 성매매 업소로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는 휴게텔의 홍보 명함으로, 성인 대부분이 한번 쯤 접해본 문구들이다.
최근 휴게텔, 스포츠 맛사지 등 신·변종 풍속업소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과거 호황을 누리던 집창촌이 사라지며 나타난 신·변종 성매매업소들.
발 맛사지, 스포츠 맛사지 등의 상호를 건 이들 풍속업소들은 영업허가를 취득해야 하는 안마시술소 등과 달리 자율업종으로 분리돼 쉽게 문을 열 수 있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마시술소의 경우 자격증을 소지한 안마사와 소방관련 법규, 여성 접대부들에 대한 정기검진 등 관리가 가능하지만 휴게텔 등의 경우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실제 용인경찰서 측이 단속한 업소의 행정처분 의뢰에 대해 용인시 측은 ‘해당사항을 접수할 부서가 없다’며 서류 일체를 경찰에 되돌려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풍속업소 업주들은 법의 맹점을 이용, 도심 한 복판은 물론 주택가와 초·중·고교 인근까지 파고드는 실정이다.
본지 취재팀 확인결과 풍속 업소 및 종사자의 위생 등을 관리 감독하는 보건소와 시청, 경찰서 중 어느 곳도 신종 풍속업소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속 근거가 없어 현장적발 외에는 단속도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이들 풍속업소들은 건물 입구에 CCTV를 설치, 외부인들의 출입을 면밀히 관찰하며 단속을 피하고 있다.
# 급속히 늘어나는 신·변종 풍속업소. 이유는?
취재 중 만난 한 업소 관계자는 신·변종 풍속업소의 증가에 대해 “수요와 공급의 원리”라는 이유를 들었다.
청량리, 미아리 등으로 대표되던 집창촌이 사라지며 남성들의 성적 욕망의 배출구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또 유흥접객업소의 이른바 2차나 안마시술소보다 저렴한 대금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의 경우 20여만 원의 화대를 지불하지만 유사성행위 업소를 포함한 신·변종 풍속업소의 경우 6만원~11만원 사이다. 따라서 남성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돈 되는 장사’다 보니 풍속업소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젊은 층 여성들의 ‘쉽게 돈 벌려는 속성’도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실정이라는 전언이다.
여성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유흥업소 접대부의 경우 하룻밤에 2~3명, 안마시술소 3~5명, 윤락업소 7명인 반면, 휴게텔 종사자들은 7~11명을 상대한다고 한다.
실제 이들 업주들에 따르면 한 업소 당 보통 3~4명의 여성이 근무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30여명 이상의 남성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들 접대부에 대한 보건·위생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유흥업소 접대부들의 경우 정기검진을 통해 성병 등을 예방하지만 단속과 관리 근거가 없는 휴게텔은 접대부들은 물론, 이용자들까지 각종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경찰은 이 같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과거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실의 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이들 사행성 오락실은 단속근거가 없어 사회적 문제로 발전했지만 정부의 게임물 관련 법안 제정이후 단속을 통해 대부분 사라졌다.
결국 관련법 제정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