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 햇살이 작열하고 있는 6일 오전. 46명의 이북오도민회(회장 김성원) 회원들이 동해항으로 출발하는 관광차에 오르고 있었다. 금강산을 가는 것이다.
“정말로 설레입니다.. 이 설레임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고향을 가는 것처럼 기쁘기만합니다.”
자신의 고향을 강원도 금화라고 소개한 김용하(용인시 수지읍) 씨는 기자에게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했던 55년 세월의 아픔때문일까. 기자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부분 칠순을 넘긴 이들의 얼굴은 짙은 주름과 세월의 풍상이 가벼운 침묵 속에서 물결처럼 흐르고 있었다. 조금 전만 해도 밝게 웃음짓던 얼굴들은 어디 갔을까. 가벼운 흥분이 그들의 굳게 닫힌 입가에서 맴돈다.
고향을 북에 두고 한많은 이산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와야 했던 실향민들에겐 이제나 저제나 한결같이 기다리던 바로 그 순간이다.
금강산으로 가는 뱃길이 열리고 남북정상이 만나 축배의 잔을 드는 장면들을 보며 ‘혹시나 꿈이나 아닐까’하며 당신들의 살을 꼬집던 그들이다. 정말로 그동안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새삼 되뇌었을 그들이다.
3대의 관광버스가 마치 남북의 냉냉했던 얼음장을 깨듯 슬며시 미끄러지며 용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