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개벽’하면 떠오르는 작품하나쯤 남기고 싶어요. 또 어떤 이야기든 용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내고 싶기도 하고요”
지난 2000년 창단해 4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극단 ‘개벽’의 야심찬 포부다. 작품은 40여 편이지만 공연 횟수를 치자면 셀 수도 없다. 극단의 대표조차 그 수를 헤아리지 못한다.
정기공연, 지역행사 초청공연을 비롯해 문화소외지역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쳐온 극단 개벽. 지난 1일, 극단의 대표이자 용인연극협회 지부장이기도 한 한원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극단 개벽은
극단 개벽은 지난 2000년 창단해 배우 외에도 조명, 음향, 무대 등 다양한 분야의 스텝 2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용인지역은 물론 경기도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사랑 받고 있는 극단이다.
한 대표는 “연극은 흔히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단원들끼리 조화가 잘되는 편”이라며 “힘든 만큼 서로 단결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단 개벽은 적은 인원으로 공연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배우가 무대도 만들고 연출자가 음악도 만들어야 하는 등 모두가 멀티 플레이어다.
그러다보니 전문성이 결여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대표는 “연극에 대한 사랑으로 뭉친 사람들이 힘든 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에 더 조화가 잘된다”며 “서로 뭉쳐서 오랫동안 일 해오다 보니 배우가 세트도 직접 만들어 제작비도 줄이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어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 개벽이 지금까지 무대에 올린 작품은 40여 편. 지역 역사극, 뮤지컬, 창작극, 마당극, 전통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1년에 5편에서 6편을 무대에 올렸다.
이렇게 연극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뭉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여서 인지 그동안 개벽의 작품들은 시민들의 많은 박수를 받아왔다.
△ 단원들은 멀티, 연출자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극단의 배우들과 스텝이 다양한 방면의 일을 하는 멀티 플레이어라면 개벽의 연출자인 한 대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연극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냐 는 질문에 한 대표는 “각 부분 전문가가 맡을 부분을 혼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조명, 음향, 세트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곡도 만들고 희곡도 써야한다”며 “공연 한 편 마치고 나면 수명이 6개월은 준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일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일이 힘든 것보다 관객들과 작품으로 소통하고 모든 책임을 혼자 져야 한다는 연출자로서의 책임감이 더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배우들과 연출자 등 단원들이 책임지고 일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공연이 적지도 않다. 올해에만 5편의 작품을 선보였기 때문.
5편이라고는 하지만 공연 횟수는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다. 단원 모두가 그만큼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다.
△ 연극 없이는 못사는 사람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연습과 공연에 힘들기도 하지만 개벽 단원들의 연극에 대한 열정은 브로드웨이, 프랑스의 여느 극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한 대표는 “보통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가고 군대 갔다 오면 25살 정도 되는데 연극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고비가 온다”며 “30살 정도 되면 가정문제와 생활문제에 대해 혼자만 결정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극계를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극을 떠나 6개월이면 다시 연극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한번 연극에 빠지게 되면 연극 없이는 살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연극의 매력은 인간의 일상과 똑같다는데 있다”며 “예술과 언어, 동작으로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고 정서, 감정으로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아도 연습에서 조차 자신의 감정이 북받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극을 구상할 때면 감정을 해방시키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이라며 “누워서 잠자는 시간에도 꿈속에서 무대가 그려질 정도”라고 말했다.
△ 극단 개벽의 미래
개벽은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한 대표의 가장 큰 희망은 극단의 전국화 글로벌화다. 대중예술의 인기처럼 관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면 기초예술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관객들의 공감이야 말로 연극 사랑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야 할 공연도 줄줄이 스케줄이 잡혀있다. 오는 15일 문예회관에서 펼치는 ‘좌전고개 3. 21 공연과 국제아동청소년이 주관하는 어린이 공모부문에 선정된 공연, 경기도의 지원으로 가지는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등.
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 펼칠 공연의 절반도 학교, 복지관 등 문화소외지역 등으로 찾아가는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연극이라는 매개로 뭉쳐 힘든 것도 잊고 다양한 공연을 펼쳐온 극단 개벽. 앞으로도 용인의 대표적인 극단으로 사랑받는 극단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