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AI파동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오리농법으로 오리쌀 브랜드인 ‘파란하늘 맑은 햇살’을 지켜왔던 원삼농협(조합장 이강수)이 내년부터 대체 환경농업인 우렁이 농법으로 농법을 전환한다.
1995년부터 청둥오리를 이용해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재배해온 원삼농협은 농가작목반과 협의를 마친 상태로 내년 봄부터 우렁이 농법을 시작해 2009년도 산부터 우렁이농법을 이용한 쌀을 생산하기로 했다.
원삼농협은 지난 7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이미 1차로 우렁이 농법 지역을 견학한 바 있으며 앞으로 우렁이 농법 기술을 습득해 농한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원삼농협 관계자는 “그 동안 AI 때문에 소비자가 오리쌀을 기피하는 등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오리 처분에도 이견이 많았다”며 “함께 고민한 결과 지역농가와 축산 농가를 위해서 우렁이 농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렁이 농법은 친환경 벼농사 재배법의 하나로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왕우렁이를 이용해 잡초를 생물학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농법으로 토양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며 제초제 등으로 인한 위험에서 탈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농법전환에 농민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를 지을 경우 오리농법처럼 사료를 챙겨줄 일이 없어 인력이 덜 들어가지만 양질의 우렁이를 수급하는 일과 세심한 논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법의 어려움보다는 10년 넘게 해온 농법을 버려야하기 때문에 농가의 습관변화가 중요하다”며 “우렁이 구입처도 정해져 있는 상태고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농한기인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교육을 가질 예정이며 농번기에도 지속적인 지도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제기되어 왔던 벼 물 바구미 문제도 미생물 농약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우렁이로 인한 주변 생태계 교란 지적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법변경보다 큰 문제는 14년간 쌓아 온 오리농법 브랜드가치가 일순에 무너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상표 개발과 홍보에 드는 비용과 시간 새 브랜드의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
특히 지난 2007년 10월부터 매년 개최하기로 한 ‘청둥오리 축제’도 유명무실 해졌다.
원삼농협 관계자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 인증이나 쌀 품질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조만간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뛰어넘는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법전환으로 올해 청둥오리 축제는 개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 농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오리농법을 이어온 원삼농민들은 우렁이 농법을 반기는 추세다.
원삼 친환경오리쌀작목회 천세환 회장은 “이제 오리농법에도 모두 자신이 넘칠 만큼 익숙해 졌는데 새로운 농법을 배워야 한다니 두려움반 설렘 반”이라며 “전국적으로 우렁이 농법도 늘고 있는 추세고 직접 견학해보니 일손도 적게 들고 품질 좋은 쌀도 생산되고 있어 농민들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원삼면에서 오리농법으로 유기농 쌀을 재재하는 농가는 총 158농가로 재배면적은 200ha(약 62만평)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