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의 정확한 위치는 마라도 서남쪽 149km(81해리), 제주도의 남서쪽 150km 지점에 있다. 이름과는 달리 섬은 아니고 수중암초(水中暗礁)다. 암초 정상이 바다의 표면에서 가장 얕은 곳도 4.6m나 잠겨 있어 큰 파도가 칠 때만 잠깐 머리를 내민다.
이어도는 1900년 영국상선 스코트라 호에 의해 존재가 처음 알려졌으며 1984년 제주대학팀의 조사에 의해 실체가 확인됐다. 수심 50m를 기준으로 할 때 면적이 11만 3000평 규모이고, 인근 수역은 조기·민어·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며, 중국 동남아 및 유럽으로 항해하는 주항로가 인근을 통과하는 등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정부는 해양연구, 기상관측, 어업활동 등을 위한 이어도 과학기지 설치를 위해 1995년부터 해저지형 파악과 조류관측 등 현장조사를 실시해왔다.
2001년 과학기지 공사가 착수되었으며, 2003년 6월 212억 원을 들여 연면적 1188㎡(360평) 규모의 해양기지를 완공했다. 매년 10여 차례 전문가들이 방문해 3개월 정도는 유인(有人)기지로 운영된다.
이어도에는 “초속 ××m의 바람이 분다, 파도높이 ×m, 기온은 섭씨 ×도”라는 정보를 이어도종합해양기지에 설치된 자동관측장비가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어도 상황은 24시간 작동되는 카메라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어도가 양보할 수 없는 우리 땅이기 때문에 해양기지 설치가 가능하고, 망망대해에 떠있는 우리 땅을 본 감격때문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중국해양신식망(信息網·정보사이트)이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巖礁)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여 정부는 중국에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도가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계수역(EEZ) 안에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더 강력한 근거가 있다. 이어도는 우리 EEZ는 물론이고 대륙붕에도 속한다. 가장 가까운 중국 퉁다오(童島)섬은 247km나 떨어져 마라도~이어도 사이보다 98km 더 멀다. 마주보는 나라의 경우 중간선을 EEZ 경계획정기준으로 인정하는 국제관례도 있다.
이어도는 제주도민에게는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나 남편이 살고 있다는 전설속의 이상향으로 문학 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이어도에 가자’라는 뜻의 제주민요, ‘이여도 사나’는 이어도가 먼 옛날부터 우리 어민의 터전이었음을 말해 준다. 특히 우리의 민요와 설화에 등장한 암초다.
중국은 2006년 이어도에 해양 감시용 비행기를 띄운 데 이어 인근해역에 순시선을 보내 정밀조사를 벌인 일도 있다. 우리 고대사를 왜곡해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획책하더니 이제는 이어도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인류 평화를 노래하는 베이징 올림픽 뒷전에서 이 무슨 팽창주의 야욕인가. 일본이 자국민 대다수가 이름조차 모르는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국령이라 우기는 것 못지않은 억지다.
이어도는 200해리까지 허용하는 배타적경계수역(EEZ)상 한국과 중국의 관할권이 겹친다. 한국과는 2006년 ‘이어도는 수중 암초이기 때문에 영토가 아니다’라는 데 합의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기관 사이트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할 뿐 아니라 표기까지 한다는 것은 그 의도가 매우 불손하고 모순이다. 당연히 관련 홈페이지 내용을 삭제한 후 한국과 협조할 사안을 찾아보는 것이 대국으로서 의젓한 자세다.
우리도 역시 이어도 과학기지를 인접국이 활용하는 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수집되는 요긴한 기상·어장 정보를 한국·중국이 공유하거나 중국 과학자들도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평화와 번영을 위해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