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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국 화

정금순

용인신문 기자  2008.12.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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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를 사랑한 적도 없는 여자에게서
아득한 그리움처럼 국화 냄새가 스친다
오늘따라 달빛 치렁거리는 소리에, 그리워 그리워서
내 안에 남아 있는 당신의 체온을 느껴봅니다
차마 사랑할 수 없어 뒤돌아서 눈물 훔친 날들도 많았습니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시련은
늘 가슴을 슬어 내리는 아픔이었습니다
당신 미소 한 번에 그 동안의 아픔은 사라지고
그대 소리 없이 뭉근하게 꽃대 오르면
꽃봉오리 속마음 다져질 때까지
오랜 침묵으로 그리워도 사랑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우아하게 화려하길 바라는 당신
뿌리 깊게 내린 견고함으로 가을의 꽃으로만 살아가겠습니다
들꽃 한 아름 가슴에 안고 햇살처럼 다가온 당신
굵은 획 하나 그어 놓고 이제, 꽃의 몸이 되었습니다


■ 정금순
- 경기도문화원백일장 입상
- 용인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