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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을 백남준 시티로”

지인들 한국미술관서 백남준 선생 3주기 기려

박숙현 기자  2009.0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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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마북동 소재 한국미술관(공동 관장 안연민, 김윤순)에서는 고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의 3주기를 기리는 지인들의 담소

자리가 조촐하게 마련됐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백남준은 국제적인 인물이지만 한국에 뿌리를 둔 예술인이다. 또 일본 독일 미국 등지를 오가며 생활했던 유목민적인 삶을 영위했다. 비빔밥은 가장 한국적인 뿌리를 둔 독특한 음식인데 영상은 비빔밥이라고 할 수 있고, 비빔밥은 유목민의 성향이 담긴 음식”이라며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비빔밥에 비유해 이야기했다. 또 백남준은 “원시적, 원색적 뿌리에 대한 감정이 깊다”며 “백남준 학을 만든다면 한국의 샤머니즘과의 관계 속에서, 뿌리 찾기를 통한 관계 속에서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석만 한국컨텐츠진흥원장은 “작고 2년 전인 2005년, EBS사장 시절 백남준 선생이 유언을 하겠다고 전해왔을 때 뉴욕에 찾아가 백선생의 작업실 등을 휠체어로 돌면서 인터뷰를 했었다”고 회고했다. 고 원장이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인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인생, 인생, 내 인생은 바보야...”하며 긴 여운을 남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백 선생 사후 EBS특집방송으로 그날의 인터뷰가 방송됐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백 선생은 새로운 융합 시대를 20~30년전에 여셨던 분”이라며 “가장 좋은 예술이 에니매이션, 캐릭터, 영화, 드라마 등 일상화 됐을 때 문화로 와서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 시대 위대한 예술가를 문화적 존재로 만드는 것이 후배들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술평론가인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미국의 한 도시가 에디슨 시인 것 처럼 백남준 시티 만들기가 필요한 때”라며 피카소에 대한 연구서만 12만권인 것 처럼 미국 독일 등 어느 나라에서 연구가 이뤄지든 포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성우 고은정씨는 백남준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박찬수 목아박물관장, 송번수 홍대명예교수 등이 나서서 백남준과의 사연을 이야기 하는 등 이날의 추모는 백남준 선생의 업적을 어떻게 기려 나갈 것인가에 모아졌다.

한편 백남준아트센터는 4, 5일 경기문화재단과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백남준의 선물 1-관점이동과 시간성’을 주제로 백남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1960년대 독일 아방가르드 예술계의 프리마돈나로 통한 마리 바우어마이스터와 일본 출신 미술사가인 야마무라 미도리,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씨, 도서출판 현실과 문화연구 대표인 김수기씨 등이 참석해 백남준과 그의 예술세계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