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조합아파트의 피해 사례가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이 제도를 전면 보완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사실상의 사업 주체’인 시공사를 제쳐두고 조합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실태는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용인시 보정현대조합 등 4개 조합은 98년 설립인가를 받았으나 이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묶이는 바람에 사업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백억원을 납부한 조합원 4500여명은‘사업승인을 내달라’는 민원 제기로 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사업에 차질을 빚는 조합만 경기도내에 용인시 5곳, 고양시 3곳, 의왕시 2곳, 부천시 1곳 등이며 피해자도 1만여명에 이른다는 것.
조합원 모집과정부터 조합설립, 시공 등 모든 일을 사실상 시공사가 좌지우지하면서도 법률상 사업주체가 조합인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 같은 현실은 현행 주택건설촉진법 때문이다. 이 법은 조합원이 20명 이상만 모이면 지역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갭냅寬「?받아 분양공고를 내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사람이 형식적으로 초기 조합을 구성해 인가 받은 뒤 시공사와 함께 조합원을 추가 모집해 사업규모를 키우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자금력과 공신력을 갖춘 시공사가 조합원 모집, 인허가 등 전체 사업을 주도하게 마련이다.
일선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도 “시공사가 조합원 모집, 자금관리, 부지구매, 인허가, 시공 등 전 과정을 관장한다”며 “잘 되면 조합원과 시공사 모두에 좋지만 잘못되면 조합원만 피해를 보는 게 법의 맹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 시공사는 땅값 등 초기 투자비용을 절약하고 이익도 챙길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하는 경향마저 있다. 일반 분양때는 시공사가 부지를 구입한 뒤 분양공고를 내야 하나 지역조합의 경우 조합원으로부터 ‘땅값’을 받아 부지를 구매하기 때문.
그래서 시공사가 ‘유령조합’을 구성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 토지브로커들이 개입해 문제 있는 땅을 유망투자지로 속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일반분양처럼 사전에 부지를 확보케 하고 시공사 등이 전횡하지 못하도록 외부 감시제도가 필요하다는 것.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양시는 기초지자체로는 이례적으로 11월 건설교통부에 지역조합제도의 폐지를 건의하기까지 했다.
무주택 혹은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1채 소유한 지역주민 20명 이상이 조합을 만들어 공동주택을 건립하는 제도로 77년 도입됐다. 직장조합과 재건축 조합 등과 함께 주택조합제도의 한 축을 이룬다. 주택청약 관련 예금에 가입하지 않고도 시세보다 싸게 내집을 마련할 수 있고 가입절차도 비교적 간단해 한동안 인기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