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요통이란 요통이 12주(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많으나 대부분이 6주 이내에 증상이 소실되며, 만성 요통, 즉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전체 요통 환자의 10% 미만이다. 만성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이해를 돕기 위해 나타나는 증상을 기준으로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서있으면 허리와 다리가 아파요.
이러한 증상은 허리뼈, 관절 및 인대 조직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며, 또한 만성 요통의 가장 흔한 형태이기도 하다.
여기서 퇴행성 변화라는 말은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는 육체적 변화를 말하는데,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잡히고 검버섯이 생기듯이 허리뼈와 디스크 등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귀밑부리가 허예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하고 한탄한 두보의 시에서 보듯이 퇴행성 변화를 인위적으로 막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허리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기만 하면 누구나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땡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퇴행성 변화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고, 우리 몸은 이러한 느린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하거나, 이에 대한 우리 몸의 적응력이 떨어지게 되어 양자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증상이 나타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퇴행성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의 관절염과 척추관 협착증, 그리고 퇴행성 추간판증 등이다.
▷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뻣뻣하고 아파요.
이러한 증상을 의학적으로 조조강직(早朝剛直)이라 하며,
강직성 척추염이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아침에 일어날 때는 매우 불편하나 몸을 좀 움직이면 증상이 경감되는 것이 특징인데,
초기에는 다른 소견이 별로 없어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척추 주위의 인대가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 증상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척추가 구부러진 상태에서 굳게 되어 생활이 매우 불편해 질 수 있다.
▷ 허리의 특정 부위가 아파요.
등의 특정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 뼈의 칼슘이 감소되는 질환(골다공증,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골수종(myeloma) 등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한 원인인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진 것 자체로도 통증이 올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쉽게 발생하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 나는 남들과 달리 누워 있을
때나 밤에 허리가 아파요.
이러한 증상은 흔히 척추에 종양이 있을 때 나타난다. 젊은 나이에는 유골 골종 등 양성 종양이 원인일 수 있으나, 50세가 넘어서 특별히 다친 일도 없이 이런 형태의 요통이 나타났다면 전이암의 가능성을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이암이란 암이 본래의 발생 부위(원발 부위)에서 벗어나 다른 부위로 번진 것을 말하는데,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신장암, 폐암 등이 척추뼈로 전이를 잘한다. 척추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의 대부분은 전이암이며, 일부에서는 뼈로 전이된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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