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엔 교실까지 아파트 그림자가 들어옵니다. 이젠 동심에까지 그늘을 드리우고 말았습니다.”
기흥읍 상갈지구내 보라초등학교 주변을 둘러싼 초고층 아파트를 가르키던 용인시의회 심노진(51·내무위원장) 의원은 너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라며 무분별한 개발행정에 분통을 터트리고 말았다.
학교 코앞에 공사중인 초고층 아파트는 흉물스럽다 못해 끔찍스럽게 느껴졌고, 교실안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400여세대의 아파트 숲 그림자는 오전 시간부터 학교 운동장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특히 동절기 저녁 시간엔 일부 교실안까지 아파트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어 학부모들이 비상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교육환경 악화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문제의 보라초교는 대한주택공사가 추진중인 상갈택지개발사업지구으로 기흥읍 상갈리 일원 10만여평에 3759세대 1만4000여명이 오는 9월경 입주할 계획으로 현재 85% 전후의 공사율을 보이고 있다.
용인시와 교육청에 따르면 주공측은 기존에 있던 보라초등학교 앞의 일조권과 조망권을 무시한 채 15층에서 20층까지의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 분양해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와관련 보라초교 일조권 침해 및 교육환경침해 관련 비상대책위(위원장 이춘근)는 “아파트 건립전에는 푸른 숲과 파란 하늘이 있던 아름다운 학교가 정서적으로 삭막한 환경으로 변하는 등 치명적인 조망권 침해를 받게 됐다”면서 “상갈지구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학교와 관련해 일조권 분쟁이 없을 것으로 평가됐다”며 부실 평가의혹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또 “용인교육청이 주공과 협의시 학교 증축과 경계 부지의 정형화 외에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협의로 인해 이 지경이 됐다”며 “입주가 끝나면 학교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 인해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역민원까지 예상되는 실정”이라며 관계기관의 책임을 추궁했다.
학부모 이기훈씨는 인터넷을 통해 “보라초교와 5분 거리에 신설되는 초 현대식 학교들과 비교해 너무 초라하다”며 “차라리 모두 전학을 갈 경우에는 학교를 폐교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학생들까지 가세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과 햇빛을 돌려 주세요!”라며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공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이후 아파트 승인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고, 당초 어느 기관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예상치 못했던 사항이다”고 밝히고 “건축법상 이격거리는 인접 경계지역에서 건물높이 1/2만 떨어지면 되게 돼있어 법적인 하자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파트 때문에 예상되는 교실 난방문제, 방음벽, 놀이시설 등 15건은 대책위와 이미 협의를 마친 상태지만 대책위가 요구하는 실내체육관 건립문제 만큼은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며 난색을 표명했다.
심노진 의원은 이에대해 “정부투자기관이 법적 하자가 없음을 빙자해 교육환경까지 난개발을 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하루빨리 보라초교에 대한 대책마련과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주공은 오는 9월경 아파트가 입주예정임에도 당초 계획된 상갈초교는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보라초교의 2부제 수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