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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주권을 찾는 한해가 되자

김종경 기자  2010.01.11 12: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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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새해 벽두부터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재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간만에 겨울인 것 같아 좋긴 하지만, 역시 없는 사람들에겐 서러운 계절이다.

정치권은 예상했던 대로 연초부터 재난 현장인양 시끄럽다.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정치권의 열기는 이 추운 겨울을 다 녹이고도 남을 것처럼 후끈 달아올랐다.

지방선거가 끝난 6월 중순부터는 한 달 여간 남아공 월드컵이 열린다. 국민들은 또 하나의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대로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상 최대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냈던 2002년 월드컵. 과연 4강 진출의 신화가 또 한 번 이루어 질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그냥 기분 좋은 한해다.

물론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정치권의 추잡한 싸움질을 눈뜨고 보아야 한다. 국민들의 인내를 시험할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정치권만큼 비생산적이고 반민주적인 현장은 없으니까. 벌써부터 좁은 땅덩어리에서 지역분할구도가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세종시 법안이 말썽이다.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을 둘러싸고 벽두부터 난리법석이다.

분명한 것은 세종시 문제가 4대강 못지않은 정치 쟁점으로 둔갑, 자칫 6월 지방선거의 뇌관이 될 것처럼 보인다. 여권 내에서조차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심한 노릇이다. 과연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럽다. 대규모 의제들마다 제대로 된 절차와 토론이나 국민적 합의를 통해 처리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걸핏하면 직권 또는 단독 상정 운운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민주주의 국가란 말인가.

그럼에도 국민들은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과 내(유권자) 탓만을 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된 들 정치수준이 바닥이면 국민수준도 바닥이다. 이 같은 정치권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6월 지방선거에서 올바른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정당과 인물의 차별성을 가려내기 또한 쉽지 않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어렵고 유권자들의 책임이 큰 것은 아닌지 모른다. 이젠 정치권을 국민들이 길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당공천제인 지방선거에서 더더욱 올바로 주권행사를 해야 한다.

정치권 분석으로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면 지방선거 한 달 전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라는 점이다. 여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이번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임에 틀림없다.

용인시도 연초부터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다. 지역정객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 인사비리 후폭풍이 공직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지역정가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공직사회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공직내부에서조차 불신의 벽이 매우 높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용인지역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거의 싹쓸이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연초부터 국가나 지역모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특히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용인시를 보면 집행부나 시의회 모두 임기 말 레임덕이 우려스럽다. 항상 국민과 시민이 주인공임에도 그들의 자리는 비어있거나 저 멀리 있다. 부디 올해는 국민과 시민들의 자리를, 주권을 찾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