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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식 농협용인시지부장이 31년간 몸 담아온 농협을 21일자로 명예롭게 퇴임했다. (퇴임식 26일 오후6시 30분 백설웨딩홀).
농촌 일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 외길 인생을 살아온 김규식 지부장. 그는 1979년 현 수원시지부인 화성군조합에서 농촌 지도업무를 시작으로 농협에 첫발을 디뎠다.
그가 농협과 인연을 맺은것은 상록수 덕분이다.
농촌(수지)의 농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학창시절 심훈의 상록수를 감명 깊게 읽고 주인공 채영신처럼 농촌 계몽운동에 뜻을 뒀다. 수원농고, 서울 농대를 거쳐 농협에 입사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당시 서울 농대 졸업생들이 좋은 곳에 취직이 잘 됐고 동기들도 모두 다른 곳에 입사했지만 김 지부장은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뜻을 이루기 위해 즐거이 농협에 입사해 열정적으로 일했다.
“당시 농협에서 농민 교육을 했는데, 농민을 지도해서 잘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일념으로 재밌게 일했습니다.”
특히 86년부터는 중앙회 조사연구부를 떠나 고향인 용인군지부로 옮겨와 중간에 동수원지점장 1년과 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 1년을 제외하고는 23년간을 용인에서 일했고, 이번에 퇴임을 맞게 됐다.
“내 꿈이 상록수였기 때문에 과장시절 본부 발령을 거부했다가 4번이나 사유서를 써야했습니다. 물론 본부로 가면 승진도 빨랐겠지만 고향에서 상록수 같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야단을 맞으면서도 가지 않았죠.”
그는 대학시절 채영신이 야학을 했던 것처럼 수원제일야간중학교에서 무보수로 10년간 야학 교사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 상록수를 다시 읽었습니다. 세상이 바뀌어 농촌 환경이 많이 개선되고 좋아졌는데, 내가 농촌 계몽과 발전에 얼마나 기여 했는가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한편 그는 농협을 떠나면서 보람과 아쉬움도 많다. 지난해 연말에 농산물 유통혁신 사업 일환으로 시지부에 연합마케팅사업단을 만들어 조합별로 7개 공동생산출하조직인 공선출하회를 조직, 대형할인점 등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가격 협상을 했다. 그동안 농가 개별적으로 도매시장에서 달라는대로 헐값에 물건을 출하해오다가 처음으로 가격 제시를 하게 된 것이다. 3달간 1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50억에서 많게는 7, 80억까지 매출을 예상하고 있지만 완전하게 그 사업을 반석에 올려놓지 못한 채 후배들에게 과제로 남겨 놓은 점이 미안함과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해 조합장들과 논의해 산지농산물유통센터도 건립하게 되면 친환경농산물로 이뤄지는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모든 꿈과 노력과 보람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농협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영원히 농촌과 농업을 위해 봉사하면서 어린 시절 품은 꿈을 그의 말대로 죽을 때까지 실천하면서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