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높은 분양율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던 용인지역 아파트 청약율이 갑자기 늘어난 공급 물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인근지역 부동산 가격은 물론, 용인시 재정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용인지역에 올 한해 25개 단지 약 1만 3000여 가구가 새로 분양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3000여 가구가 분양된 것 보다 약 1만 여 세대가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분양 러시는 오는 2월11일로 마감되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건설업계 측의 이른바 ‘밀어내기 식 분양’이 원인으로 대규모 공급과잉으로 인하 미분양 확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시에 따르면, 이달 용인지역에서 신규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4개단지 총 3611가구다.
이미 분양을 시작한 처인구 모현면 KCC 스웨첸의 경우 308가구 모집에 주택형 84.98㎡A 7가구가 미달됐다.
하지만 신청자 중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3순위 접수자가 275명에 달해 높은 계약률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백지역에 2767가구를 공급하는 ‘신동백 롯데캐슬에코’의 경우 청약율이 0.57대1로 미달, 지난 19일부터 4순위 모집에 나선 실정이다.
이와 함께 533세대를 공급하며 온천수 등으로 높은 청약율이 예상됐던 ‘구성 리가’아파트의 1순위 청약에서 70여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는 “1순위 청약 열기가 없으면 2순위까지 미분양이 이어지는 것이 분양시장의 패턴”이라며 “3순위 청약자를 채운다 해도 입맛에 맞는 층과 향이 없으면 이탈하는 현상을 보여 무순위 접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실수요자의 입주까지는 상당기간 지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용인시 중·장기 재정전망도 더욱 어두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용인지역 아파트 단지 중 약 1만 8000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취·등록세 등 시 재정 여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의 경우 올 해 입주 물량의 약 10%인 1700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보다 낮은 입주율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지구단위 계획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 분담금 등 세외수입도 거의 계획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의 경우도 법령에 따라 별다른 세외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시 차원의 재정 계획이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올 해 분양시장에서의 과다 공급으로 인한 청약율 및 분양율 저하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은 물론 그 후의 시 재정상황도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