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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제도의 뜻은 천년을"

용인신문 기자  2001.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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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순례(22) -문수산 마애보살상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완만한 산 경사를 오르다가 문득 길가에 돌부리 하나를 발견하고 걸터앉았다. 우수가 지났으나 아직도 주위에는 눈이 녹은 흔적도 없이 고스란히 쌓여 있어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나 싶다. 그래도 우리가 오르는 길은 그동안 사람들이 꽤 오르내렸는지 발자욱이 찍힌 곳은 눈이 모두 녹아 있어 산행을 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흔적만 남아있는 절터를 지나 능선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눈 앞에 큰 바위가 나타난다. 이끼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바위 양쪽에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제는 비록 희미해지긴 했지만, 두 분의 마애보살상(磨崖菩薩像)이 인자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문수산(文殊山)이라는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아마도 그 오랜 옛날에 아래에 있는 절에서 중생제도의 큰 뜻을 가지고 이 바위에 마애불을 새겼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 마애보살상이 있는 곳은 원삼면 문촌리 산 25번지 일대이고 문수산(文殊山) 정상의 약 7부 능선에 동남향으로 위치하고 있다. 높이 약 3.5m 정도의 화강암으로 된 두 개의 바위 면을 편평하게 잘 다듬어 보살입상(菩薩立像) 2구를 양쪽으로 대칭하여 새겼는데, 약 270㎝의 크기에 바위 면을 얕게 튀어나오게 조각하면서 선각(線刻)을 함께 사용하였다. 왼쪽 보살상(菩薩像)은 형태가 많이 마멸되어 윤곽이 희미해졌지만,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두툼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나타나 있으며 상체는 아무런 조식(彫飾)이 없는 반나형(半裸形)이고, 잘록한 허리 부분에는 군의(裙衣)의 매듭이 표현되어 있는데 매듭의 중앙부분이 지그재그 모양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옷 주름 모습도 이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렸으며 왼손은 가슴으로 구부려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있는 모습인데, 양 팔목에는 팔찌의 장식이 나타나 있다. 전체적으로 얕은 선각(線刻)으로 표현된 이 보살상(菩薩像)은 발 부분은 약간 도드라지게 조각했는데, 오른발은 측면을 보이게 하고 왼발은 정면을 향한 채 연화좌(蓮花座) 위에 서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의 보살상(菩薩像)도 역시 얕게 튀어나오게 조각했는데, 지긋이 내려감은 듯한 두툼한 눈두덩이에 미소를 머금은 입가에서 풍기는 느낌은 자애롭고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넘치는 보살(菩薩)임을 ?ː? 해준다. 상체는 역시 반나형(半裸形)이고 허리부분의 띠 매듭이나 양쪽의 옷 주름 표현 역시 왼쪽 보살상과 동일하다. 오른손은 가슴으로 들어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왼팔은 아래로 내려 손을 편 모습이 왼쪽 보살상과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두 보살입상(菩薩立像)은 신체에 비해 얼굴이 약간 큰 편이고 어깨를 움츠린 듯하여 약간 경직된 점도 느껴지지만, 전체적으로 윤곽을 대담하게 단순화시키고 얼굴 각 부분의 표현이나 손, 발의 섬세한 조각수법으로 보아 고려 초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마애보살상(磨崖菩薩像)은 1982년 8월에 향토사학자인 이인영(李仁寧)씨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는데, 조사 결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6월에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120호로 지정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