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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가식 없는 ‘일상’

장성은 사진전 ‘뿌리의 향’, 갤러리 우덕
구보다, 김구림, 김차섭 등의 작업실 담아

김종경 기자  2010.03.29 11: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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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있어 아틀리에란 어떤 의미일까. 예술가들이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자기 자신과 처절히 싸우고 뒹굴고 고뇌하면서 작품을 잉태하고 키워내고 낳는 공간.

   
원로 대가들의 영혼의 울림과 손짓 마음짓이 녹아있는 은밀한 공간 아틀리에가 사진 작가 장성은에 의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뿌리의 향’ 전. 오픈과 동시에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일주일 연장에 들어간 이번 전시는 4월 초까지 갤러리 우덕 전시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원로 작가들의 작업실이 한 장소에서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일은 가히 미술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을만하다.

전시를 통해서야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원로 작가들의 두런 두런 나누는 담소들도 사진전의 배경으로 녹아들고 있다.

백남준 미망인 구보다 시게코의 작업실을 비롯해 김구림, 김차섭, 오광수, 윤광조, 윤영자, 이두식, 이신자, 이종상 등의 작업실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20여년 전 어느 여름날 추억의 공간이 장성은에게 순간 포착돼 유쾌하게 되살아난 ‘마북리의 오후 1988’ 같은 작품은 남모르는 이에게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88년의 여름날 오후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마북동 작업실에 모여 안숙선의 절창에 감동하며 활짝 웃는 20년 전의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들이 가슴에 뭉클 와서 닿는다.

작가 장성은은 한국미술관 김윤순 관장의 딸이다. 이번 뿌리의 향 전은 어쩌면 한국 미술계의 대모로서 존경받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가 평생 교우해오던 작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들여 놀이 마당을 펼쳐준 것 같다.

20명의 초상화 작품도 눈에 띤다. 작가들의 내면이 포착된 사진들을 마치 색연필로 그리듯 색연필 기법으로 새롭게 작업해 선보이고 있다.

   
김구림, 이우환, 오광수, 구보다 시게코, 고 이경성, 윤광조, 윤영자, 이신자, 유희영, 김봉태, 고 김응현, 이두식, 이종상, 황기태, 김윤순, 김이경, 백남준, 박래경, 정경연, 김차섭씨 등 21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얼굴이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한 장성은 작가는 최근 한민족 초기 이민사를 이룬 연해주 한인의 모습 등을 렌즈에 담아 ‘기도-이어지는 뿌리의 향기’전을 열어 스토리가 있는 사진으로 많은이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