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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작』 시부문 신인상에 이선균(여·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씨가 <화사한 그늘>외 4편으로 당선됐다.
제8회 시작문학상은 모두 200여명이 응모, 유성호(한양대 교수), 홍용희(경희사이버대 교수), 김춘식(동국대 교수), 이형권(충남대 교수)씨 등 4명이 심사를 맡았으며 이들은 최종심에 오른 작품 가운데서 “이선균 씨의 작품은 미학적 함량과 가능성에서 다른 분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강렬했으며 감각과 정서의 균형을 잘 이루고 있었다”고 당선 사유를 밝혔다.
이선균 당선자는 “고독한 영혼과 더 오래 동숙하며 좋은 시로써 두고두고 보답하겠다”며 “유리병 속 저의 부족한 글을 꺼내 읽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경기 포천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당선작>
화사한 그늘
이선균
태양이 이글거리며 쏟아지는 날이면
민박집 노부부 생기가 살아납니다
촘촘히 심어놓은 비치파라솔
싱그런 그늘막 삐져나오는 아기들 웃음소리
옥수수빛 여름 영글어갑니다
태풍 모라꼿에 밤잠 설치기도 했지만 엉겨붙는
늦더위에 여름한철 그늘농사 모처럼 풍작입니다
서울 아들도 내려와 옥수수 삶으며
취직 걱정 푸른 파도 위 띄워 보내고
그늘 한 자락에 바람 한 자루 덤으로 얹어주는
이 화창한 음지의 나날,
식당 설거지며 모텔 청소부로 돌고 돌아온
노부부의 고단한 저녁 바다
파도가 헛발질로 우회하는 모래톱 솔기 따끔거립니다
시간의 그늘 화사하게 펼쳐지던 하루가
환한 어둠살로 접혀지고
일기예보에 귀 세운 늦은 밥상 조마조마하지만
화끈거리는 즐거움 이내 곯아떨어집니다
내일은 몇 채의 그늘막 파도칠 수 있을까요
폭죽 요란하게 쏘아올리는 밤
천개의 별빛 쏟아져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