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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대 상갈초 통학로 3년째 불이행

예산부족 ‘이유’ … 주민반발 ‘확산’

이강우 기자  2010.04.05 17: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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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한 루터대학교가 시와 주민들과 약속한 초등학생 통학로 개설을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루터대 측은 그동안 통학로 개설시기 등을 두고 주민들과의 약속을 수차례 어긴 바 있어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시에 따르면 루터대 측은 지난 2008년 당시 도시계획시설부지로 결정됐던 대학 부지의 제척을 요청하며, 상갈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통학로 개설을 약속했다.

하지만 루터대 측은 예산문제를 이유로 통학로 개설을 차일피일 미루는 실정이다.

상갈동 금화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현재 상갈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경우 좁은길과 공사 현장 사잇길 등을 통해 통학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나라당 박준선 국회의원과 시는 루터대 측에 ‘통학로를 개설해 시에 기부채납 한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시급한 통학로 개설’만을 요구했고, 대학 측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루터대 측은 올 3월까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통학로를 개설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루터대 이사회 측은 또다시 2억 여 원의 예산을 문제로 이를 보류했다.

루터대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대학 건물 증축 후 책상과 의자 등 학생용 기자재 구입과 약속이행 우선순위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며 “그러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번 이사회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법 개정으로 100억원 대의 대학 수익용 재산을 맞춰야 했다”며 “또한 학교 내 건물 신축 비용도 당초 예산보다 초과돼 예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갈동 주민들과 학부모 측은 “종교법인에서 운영하는 대학 측이 어린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주민들과의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고 있다”며 “시 측이 학교 토지의 기부채납 등을 양보하는 배려를 했음에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속내가 무엇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김 아무개(45·상갈동) 씨는 “대학 측이 지난해 박준선 국회의원과의 간담회 당시 통학로 개설을 재차 약속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또다시 예산문제를 들고 이를 미루고 있어 대학 측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루터대 측은 “주민들과 시와 약속한 통학로 개설은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며 “하지만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 등에 대한 내부조율이 길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루터대 측은 통학로 개설을 위한 법인 이사회를 오는 20일 다시 열기로 했다. 그러나 법인 이사들 간의 입장차가 커 통학로 개설을 위한 예산배정 승인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