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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원칙없는 공천심사 ‘눈총’

용인시장 후보공천, 수 차례 번복 … 계파 간 다툼 ‘문제’

이강우 기자  2010.05.03 1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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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의 용인시장 후보공천은 여전히 안개속 정국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은 지난달 30일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윤곽조차 만들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초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을 배제, 여성전략공천을 지정했다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원칙없는 심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2일 중앙당 공심위를 열고 용인시와 여주군 두 곳을 여성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박준선 국회의원(기흥)과 여유현 처인구 당·협 위원장 등이 절차상의 문제와 특정후보 사전 면접 등을 지적하자 다시 보류했다.

그러나 중앙당 공고에 따른 일부 여성 인사들의 추가 공천 신청과 한선교 국회의원(수지)의 강력한 여성전략공천 요구에 따라 심의여건을 충족한 여성후보와 민주당 예비후보 간 가상 대결을 실시했다.

결국, 여론조사 결과 경쟁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여성공천을 사실상 철회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한 의원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여성 후보를 포함한 4배수 후보를 압축,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키로 했다.

중앙당 공심위는 다음날일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공천을 마무리 하려했지만 또다시 지역 국회의원의 요구로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당 공심위는 당규상 공천신청을 하지 않아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인사를 포함시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한나라당이 용인시민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나라당 당원들조차 “원칙도 없이 후보를 심사하는 공심위와 한나라당에 분개한다”며 집단 탈당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 용인시장 공천을 신청한 A 후보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당 내 계파갈등과 지역 국회의원이 좌우할 수 있는 현 공천제도”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즉,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과 시장 후보 간의 이른바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앙당 내 계파 갈등도 큰 원인이라는 분위기다.

공천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이정문 전 시장은 “용인시장 후보 공천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상식은 통하는 공천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B씨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 국회의원 간의 내홍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당공천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석 현 시장도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 재임기간은 물론,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간의 정치적인 현실 문제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후보 공천결과를 본 후 시장 후보를 결정한다는 내부 방침이다. 이 같은 방침은 그동안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과 지역 당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대여소 성향을 보인 용인지역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후보 공천과 관련)상황에 따라 전략적인 결정이 나올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내에서는 이정문 전 시장의 민주당 입당 및 전략공천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전 시장 측은 1일 현재까지 정확한 행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역 당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한 찬반양론이 대등한 상황이다.

당선 가능성과 당 정체성 간의 의견충돌이 나타나는 것.

민주당 시의원 예비후보 A씨는 “경쟁력 있는 시장 후보가 나올 경우 지방의원 선거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당 내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주요 정당들이 이 같은 행보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상민(33·수지) 씨는 “100만 인구를 바라보는 용인시의 정치 현 주소가 이정도 밖에 안되느냐”며 “더욱이 내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마저 이 같은 전횡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준태(32·처인)씨는 “정말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지역의 수장인 단체장이 왜 국회의원들의 비위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지역정가는 이번 용인시장 선거가 역대 선거 상 가장 예측할 수 없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대 정당의 공천잡음으로 인해 투표율은 물론 각 정당의 주요 지지층이 다수 흔들릴 것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후보 결정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겠지만 누가 후보가 되던 간에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