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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한나라당 지방선거 참패는 공천파행이 자초했다

김종경 기자  2010.06.07 11: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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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 지방선거 표심은 무서운 민심을 역력히 드러냈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매우 강한 용인시까지 용인시장 자리를 민주당이 차지했다. 한나라당이 장악했던 기초의회 의석수도 절반 정도씩 나눴으니 민주당은 대약진을 한 것이고, 한나라당은 참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기간 중 언론사들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발표와는 매우 상반된 표심 결과였기에 한나라당의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고요했던 바닷가에 갑자기 성난 민심의 쓰나미가 휘몰아친 것이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 집중됐던 지방권력이 야권으로 이동되는 것은 민심의 탁월한 균형 감각이 만들어준 작품임에 틀림없다. 한나라당은 통곡할지 몰라도 일반 민심은 환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선거 후폭풍은 한나라당 전체에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 중앙당 지도부 인사들까지 물갈이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지역내에서는 공천파행을 자초한 용인시 선거구 당협위원장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매우 거세다. 이들은 선거패배의 책임을 퇴진론으로까지 확대, 공세의 고삐를 조여 성토하고 있다.

용인시장 후보 공천이야 중앙당에서 최종 결정을 했겠지만,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 도입된 국민공천배심원단에 의해 최초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가 출마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여론을 끝까지 무시하고 출마시킨 한선교 의원을 비롯한 당협위원장들이야말로 선거패배 책임론의 첫 번째 원인 제공자라는 지적이다. 물론 당선이 되었어도 비판여론 때문에 면죄부를 받진 못했을 것이다.

실제 선거기간 내내 처인구를 중심으로 지역 오피니언리더들 사이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재선인 한선교 의원이 주도했던 시장후보 공천결과와 처인구 선거구의 여유현 당협위원장이 빚은 공천 잡음 때문에 지역내 반 한나라당 정서와 당내부 갈등이 팽배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또 하나는 서정석 현 용인시장의 무소속 출마가 패배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민주당 바람이 거셌다고 하지만, 민주당과의 표 차이를 분석해보면 종합적으로 공천파행이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이 된 셈이다.

바꿔 말해 공천을 빙자해 사천을 한 탓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6년 지방선거 결과와도 유사하다. 여야만 뒤바뀌었지 민심은 절대 썩은 권력과 오만함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총 66개 중 한나라당은 고작 1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여권의 전략지역임에도 2006년에 비에 4분의 1정도 수준이다. 2006년도엔 서울에서만 단체장 25곳을 싹쓸이했지만, 이번엔 4곳에 불과했다.

반면 민주당은 66개 중 46개 지역에서 당선자를 배출, 수도권에서의 입지를 회복했다. 2006년 당시 여권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에서 1석 밖에 당선자를 못냈다.

민심은 항상 공정하고 냉철하다. 비록 한나라당이 고전은 했지만, 과거처럼 한 곳으로의 쏠림 현상이 줄었기에 우리나라 풀뿌리민주주의의 희망은 살아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지나친 쏠림현상은 반민주주의를 불러올 수 있는 오만함의 씨앗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나라당은 오만함을 벗어던지고 겸손하게 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 역시 여당을 강력하게 견제해 달라는 국민들의 강력한 주문을 이번 선거 결과의 교훈으로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