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회에 초선 입성한 시의원이 지난 7일 치러진 여성주간 행사와 관련, 공직자들에게 강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특히 이 시의원은 시 공직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자 행사 취소 및 인사이동 등을 거론하며 사실상 협박을 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사)용인시여성단체협의회장(이하 여단협)인 H 의원은 당선 이후 여성주간행사 준비를 위해 시 공직자들과 잦은 마찰을 겪었다.
시에 따르면 H 의원은 시 측에 여성주간 기념식 행사와 관련, △여단협 회장인 자신의 명의로 초청장을 발송할 것과 △자신이 임기 중 진행한 사업 등에 대한 책자제작 및 △기념사를 자신이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 측은 이번 행사가 그동안 여단협 측에서 주최하던 것과는 달리 시에서 주최하고 예산 상황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책자 제작을 하지 않고, 초청장은 용인시와 여단협 공동명의 발송, 2부 행사를 여단협에서 주관하는 절충안으로 여성주관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시에서 제작한 행사 팸플릿에는 기념사는 시장이, 축사는 국회의원과 시의장, 여성단체협의회장이 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 의원은 또다시 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기념사를 요구했고, 적절치 않다는 답변을 듣자 곧바로 김학규 시장과 면담했다. 결국 H의원은 여성주간 기념행사라는 성격을 감안한 김학규 시장의 배려로 기념사를 했다.
하지만 시와 여단협 측의 행사 절충 과정에서 H 의원이 공직자에게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H 의원이 해당 공직자들의 인사이동에 대한 발언을 했기 때문. 이는 같은 민주당 소속인 김 시장이 취임사 등을 통해 밝힌 ‘투명한 인사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H 의원은 시 공직자에게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사를 치르지 않겠다. 말 잘 듣는 계장 과장으로 교체한 후 7월 말에 행사를 치르겠다’며 이들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실제 H의원의 경우 서정석 전 시장 당시 여단협 회장으로 활동하며 서 시장과의 친분을 이용, 여성단체와 관련된 시 담당부서 등의 인사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는 것이 공직사회의 일관된 증언이다.
이와 관련 H 의원은 “행사 성격상 여단협 회장이 대회사 격인 기념사를 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바로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인사 발언 등에 대해서는 “의견조율과정에서 행사를 잘 치러보겠다는 열정 등으로 감정이 격한 발언이 나간 것”이라며 “7월 이후에 여단협회장을 사임할 것이고, 차기 회장과 마음 맞는 공직자들이 행사를 치르라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H 의원의 발언과 관련, “매우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H 의원은 시 공직자가 시의원들의 하수인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전직 시장도 인사문제로 임기 내내 순탄치 않았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선정 당시 한나라당 활동 경력논란 등을 겪었으나, 우제창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최종 후보로 결정돼 시의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