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는 지난 4년간 시정목표를 도시브랜드로 착각하도록 조장했다. 실제 많은 시민들이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도시브랜드로 믿고 있다. 2006년 민선4기부터 도시브랜드가 사장되었던 탓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적과 비판이 있었지만, 민선4기 집행부는 당시 서정석 시장 의지대로 공세적인 홍보마케팅을 펼쳤다.
행정기관은 기본이고, 버스와 택시를 비롯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가로등 밑 둥에까지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써 붙여놓았다. 그때마다 본지는 공직사회에 강력한 지적을 했지만, 아쉽게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그때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민선 5기 집행부는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이란 새 시정구호로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또다시 도시브랜드인 ‘에이스 용인’이 아닌 새 시정목표를 붙인다고 하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래저래 또 엄청난 혈세를 낭비할 판이다.
시는 곱지 않은 시선을 알고 있는지 보도자료를 내면서까지 대폭 축소하겠다며 몇 가지 원칙을 밝혀왔다. 청사 현판, 현수막 게시대, 게시판, 안내판, 버스정류장 등 눈에 띄게 부착된 시정구호 설치물에 대해 선택과 집중으로 철거하겠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다. 그럼에도 공공청사의 현판, 현수막 게시대, 시 경계 국지도와 고속도로 행정 광고물 등 주요 시설에는 새 시정구호로 교체작업을 집중할 계획이란다.
여기서 필자가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도시브랜드에 대한 근본 개념이다. 용인시는 도시브랜드 선포식을 한지 1년도 안 돼 없어졌다. 도시브랜드는 Place Marketing(특정 장소마켓팅)의 필수조건이다. 장소마케팅은 국가, 도시, 지자체 마케팅이다.
뉴욕은 1970~1980년대까지 범죄와 거주비용, 인구밀도 때문에 8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빠져나갔다. 미국의 대도시 중 최악이었다. 하지만 뉴욕 주정부가 ‘I Love New York’ 슬로건을 개발했고, 이후 범죄율 저하를 위한 많은 노력으로 68만명 이상의 거주자가 증가해 800만 인구를 유지했다고 한다. 이젠 세계적으로 경제와 관광의 대표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마케팅은 비영리조직, 사회, 이미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방식과 수단은 관계와 사이버를 통해 진행되고, 상품 유형을 보면 문화, 관광, 스포츠, 서비스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마케팅은 도시브랜드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도시브랜드 콘셉트를 수립해야만 경쟁력 있는 마케팅 마인드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별적 마케팅 프로그램과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세계적으로 도시브랜드가 강조되는 것은 용인시처럼 관념적인 시정목표를 막자는 데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는 도시간의 차별화 포인트가 약해진다. 따라서 도시가 제공하지 못하는 독특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도시의 매력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 줄 수 있는 대표성과 희귀성이 있어야 함이다. 고로 지역의 특성과 이미지를 가장 잘 연상하고 전달할 수 있는 지역성과 차별성이 도시브랜드에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자체를 보면 축제나 이벤트로만 수행되거나 CI개발과 홍보로 국한되어 아쉽다.
용인시는 이제라도 일관되고 응집된, 지역의 정체성이 듬뿍 담긴 도시홍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이 도시브랜드에 담긴 지역 발전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를 꼼꼼히 따져 응집력과 방향성을 꾸준하게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