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용진기자>용인 M의원에 중교생들이 모였다. 그들의 친구가 오토바이 사고로 입원을 했기 때문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병원 휴게실에 서너명의 중교생이 모여 잡담을 늘어놓는다. 그들의 손가락 사이에는 어김없이 담배필터가 꽂혀 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여중생이 그들만의 은어를 써가며 수다를 떨다간 깔깔 웃음이 터진다. 지나가던 70대 노인이 혀를 끌끌 차며 그들을 외면한다. 이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것은 우리가 한번쯤 보아 넘겼음직한 용인 청소년 문화의 한 단면이다.
용인경찰서는 지난 26일 마평동 Y주유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주인이 없는 사이 현금 120여만원을 훔친 전아무개(16·남·자퇴생)군에게 쇠고랑을 채웠다.
경찰은 업주로부터 신고를 받은 후 종업원을 상대로 수사중 전군의 자백을 받아냈다.
관내 주요소 임시직의 대부분은 이렇게 자퇴 혹은 퇴학당한 10대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쓰고 있다는 양지면의 M주유소 주인 이아무개(43·남)씨는 “얘들이 목적의식도 없고 버는 돈들은 유흥비에 써버리기 일쑤며 여중생 또래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펴도 뭐라 나무라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그들을 교도하기엔 때가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부모도 포기한 아이들을 자신이 어떻게 바로잡겠냐는 항변이다. 업주는 다만 돈벌이에만 급급해 보였다.
김량장동에 있는 W음식점 남아무개(56·여)씨는 지난 24일 심아무개(17·고교 2년)군 외 23명에게 소주 18병등 5만9000원 상당을 판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들 또래의 자식을 둔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음지의 그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학원이 아닌 거리로 이들을 내몬 당사자들이 다름 아닌 무관심과 편견 그리고 도덕불감증이 만연된 기성세대임을 생각할 때 청소년 문제의 해담은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원에서 냉대받고 사회에서 따돌림 받는 문제청소년들을 다만 경쟁에서 도태된 낙오자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는 이제 불식돼야 한다.
본지는 앞으로 청소년문화에 대한 심층점검을 통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아 가는데 일조하기 위해 ‘청소년문화의 현장에 가다’라는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