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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퇴 산하기관 임원 재신임 ‘난항’

기관 업무공백 우려 … 정치·공직인사 감안한 ‘묘수 찾기’ 관건

이강우 기자  2010.08.23 10: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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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시 집행부가 시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종용 후 현재까지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고조된 김학규 시장과 우제창 국회의원 간의 갈등구도 등으로 현재까지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하기관 직원들의 사기저하 등 내부 동요와 업무 공백 등에 대한 우려 또한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시 집행부는 지난달 조례 등 법령 상 명시돼 있는 임기에도 불구, 새 집행부의 재신임 여부 등을 이유로 시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제출을 종용했다.

당시 축구센터와 체육회 등 9개 산하기관 임원들의 강한 반발과 논란이 불거졌지만, 결국 최근까지 9개 산하기관 12명의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시 측은 사퇴 종용 후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이들 임원들의 재신임 및 후임인사 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후 지역 정치권의 인사 외압설이 불거졌고, 김 시장이 외압의혹을 인정하며 우 의원과의 대립구도가 형성됐기 때문.

이에 따라 지역사회는 시 집행부가 외압 등으로 사퇴를 종용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다시 우 의원과 협의할 수도 없고, 이로 인해 후임 인사 안 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시장의 이른바 ‘소신인사’ 천명으로 각 기관별 업무특성에 맞는 후임인사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적합한 인물을 찾은 수 없는 ‘인물난’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사표를 제출한 임원과 직원들은 “무엇 때문에 사퇴를 종용하였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각 기관의 수뇌부가 흔들린 후 이렇다 할 결정이 안 나자 직원들마저 동요하는 분위기다.

사표를 제출한 한 산하기관 임원은 “업무를 진행할 의욕도 없고, 또 출근한 후 직원들 얼굴보기도 민망한 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재신임 여부와 후임인사를 결정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 산하기관 직원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며 “계속 진행되던 사업에 대한 업무를 이어가야 할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시 측은 “아직 임원들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현직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집행부는 시 행정과 소통 가능하고 각 기관 특성과 맞는 인물을 찾기에 나섰다.

공직사회 내부의 인사적체현상과 지역사회 및 정가 반응을 고려한 인물을 찾아 나선 것. 이와 함께 불편한 관계에 놓인 지역정당과의 정치적 관계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퇴직을 앞둔 공직자들의 산하기관 배치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퇴직 공직자의 산하기관 인사와 함께 김 시장 취임이후 없었던 공직인사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

시 관계자는 “사표를 제출한 모든 임원들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만큼 각자의 업무에 열중하면 되는 것”이라며 “조만간 산하기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