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MBC 「PD수첩」 불방사태를 맞아 외신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 경제전문지 <경제관찰보>는 얼마 전 자사 기자 추쯔밍(28)이 전국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도피에 나섰다고 보도한바 있다. 추쯔밍이 지명 수배된 이유는 대형 제지업체인 카이언 공사가 선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국유재산을 점유하고 주식 내부자 거래를 해왔다는 고발기사 4건을 잇따라 보도했기 때문이다.
카이언공사는 쑤이창현 공안국에 추쯔밍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공안은 기자를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여기까지만 보면 중국 공안의 언론탄압 내용처럼 보인다. 하지만 추쯔밍<경제관찰보>의 반전 내용은 계속됐다.
<경제관찰보>는 “놀랍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언론 감시와 기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신문은 홈페이지에 “쑤이창현 공안국이 카이언사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문제의 기사를 보도하는 과정에 추 기자와 편집진에게 협박이 들어왔고, 뇌물을 제공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급기야 이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추쯔밍 기자와 <경제관찰보>를 지지하고, 공안을 비난하는 네티즌의 여론이 분출하기 시작했다. 대형 기업들이 지방 정부, 공안과 결탁해 비판자들을 괴롭히는 행태에 대한 고발도 이어졌다. <중국청년보> 등 유명 언론들도 “공안의 황당한 지명수배”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사건의 결론은 그 무섭다는 중국 공안이 고개를 숙였고 쑤이창 공안국의 상급기관인 저장성 리수이시 공안국은 진상조사 후 추 기자 수배령을 해제했다. 또 쑤이창 공안국 추 기자에게 사과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아울러 공안은 쑤이창현 공안국 관련자들을 상대로 경위조사를 벌여 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으로 보면 북한의 언론자유가 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언론통제도 매우 심각한 실정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중국의 부정부패와 사회의 그늘을 폭로하는 언론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 변화는 4억이 넘는 네티즌들이 언론자유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대한민국 언론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최근 MBC만 보더라도 방송보도가처분신청에서 기각된 PD수첩을 내부 경영진이 나서서 불방 시켰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다. 앞서 KBS는 <추적60분>이 문제가 됐다. 정권교체 후 방송사마다 ‘관제사장’ 논란이 불러온 폐해다.
실제 각 방송마다 언론의 가장 큰 힘이라 할 수 있는 ‘탐사보도팀’이 사실상 해체되고, 정권 홍보성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증가하는 등 신권위주의형 막장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그나마 PD수첩과 추적60분정도가 탐사보도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4대강 사업을 다룬 을 방송 보류한 MBC 사장을 규탄하며, 방송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라도 MBC 김재철 사장은 당당하게 프로그램을 지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공영방송 사장이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 방송의 독립성을 스스로 짓밟는다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MBC PD수첩 결방사태는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파괴한 범죄적 행위로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중대한 사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