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황영조 선수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한 후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마라톤. 이 땅에 ‘마라톤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이 개최하는 마라톤대회에 일반인들이 대거 참가하기 시작한 1997년께부터라고 한다.
그 후 불과 10여년 만에 매년 400여개의 마라톤대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마라톤 동호인 숫자만도 300만~400만 명 정도.
![]() |
||
▲ 2010 고양마라톤 |
용인지역에도 마라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동호인 클럽이 다수 있다. 그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수지마라톤 클럽(회장 정구충)이다.
수지 마라톤 클럽은 지난 2002년 ‘건강하고 푸른 수지’라는 슬로건과 함께 창립됐다. 그 당시 회원은 약 20여명.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하나 둘씩 늘어간 회원 수만 이제 120명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전체 회원 중 50%이상이 마라톤의 꽃인 풀코스를 완주했고, 이미 10여명 이상이 마라토너들의 로망인 써브쓰리를 달성했다. 써브쓰리는 42.195Km의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으로 마라톤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록이다.
지난 8년 간 꾸준한 활동을 펼치며 명실공히 용인지역을 넘어 수도권 내 최고의 마라톤 클럽으로 올라선 것이다.
![]() |
||
▲ 2010 동아마라톤 |
정구충 회장에 따르면 다음 달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를 마치면 써브쓰리 회원 수가 20여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9일 수지레스피아에서 만난 회원들은 늦은 시간에도 춘천 대회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대연 훈련부장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수지레스피아, 일요일 탄천변에서 열리는 훈련에 최소 50여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며 “성남·분당 등 인근지역 마라톤 동호인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지역 동호인들의 훈련 참가는 수지마라톤 클럽만의 체계적인 훈련 때문이라는 귀뜸이다.
수지클럽은 개개인의 편차를 고려, 완주 시간대 별 담당 코치를 두고 맞춤식 훈련 매뉴얼을 운영 중이다.
회원 간 끈끈한 우정…다른 지역 이사 후에도 훈련 참가
생활체육 시설 지원 등 절실
수지마라톤 클럽의 가장 큰 장점은 마라톤 사랑보다 큰 회원들 간의 끈끈한 우정이다. 7년 이상 한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이 많다 보니 자연히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 계절별 특성에 맞는 전지훈련도 회원들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 |
||
▲ 2010 분당마라톤 |
대회가 없는 겨울철과 봄철에는 광교산과 설악산, 소백산 등에서 산악달리기를 진행하고, 여름철 혹서기 등에는 ‘한여름 밤의 울트라달리기’ 등 자체 이벤트를 진행한다.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에는 단합대회 겸 등반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부회원도 점차 증가추세다.
춘천과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회원들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훈련일정과 대회 참가에 대부분 동참하는 이유다.
하지만 부부회원 등 회원 수가 늘어나며 마라톤 클럽 외적인 불편요인이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역 내 생활체육시설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 고가의 훈련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나 여성회원들을 위한 탈의실 등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시와 지역 내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담당 기관 측에 수 차례 창고 지원 등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조만간 수지지역 내 몇 개 마라톤 클럽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출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지역 주민들이 좀 더 쉽게 마라톤을 접하고 생활체육으로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라톤이 노력한 만큼의 댓가를 건강으로 보상받고, 새로 작성되는 자신의 기록은 자아실현의 고단위영양제 역할을 수행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라며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