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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양림 예약 ‘하늘의 별 따기’

용인시민 예약 성사율, 전체 30% 수준 … 우선예약제 등 대안 ‘시급’

이강우 기자  2010.10.11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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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구 마평동에 사는 박 아무개씨(31·남)는 지난 8월과 9월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기위해 용인자연휴양림 시설사용 예약을 시도했지만 불가능했다.


박 씨는 두 차례 모두 사용예정일 전달 1일부터 시작하는 예약개시 시기에 맞춰 시도했음에도 예약 시작 1분여 만에 모든 예약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자연휴양림을 위탁 운영하는 용인시 시설관리공단 측에 예약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조금이라도 늦게 접속할 경우 사실상 예약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시 공직자 김 아무개씨(33·남)도 지난 봄 부터 자연휴양림 시설예약을 진행했지만 단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김 씨의 경우 예약 시작일 이후에 시도했기 때문에 더더욱 불가능했던 상황이다.


김 씨는 “용인시에서 예산을 들여 만들었는데 용인시민을 위한 우선 예약제 같은 것을 왜 실행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용인시 자연휴양림. 용인시는 모현면 초부리 일대 162만㎡의 부지에 483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휴양림을 건설했다. 당초 자연휴양림은 용인지역 관광객 유치와 산림자원의 보호 및 관광화를 위해 계획됐다.


개장 이후 현재까지 이용객 현황과 평가들을 종합해 볼 때 결과적으로 시에서 만든 자연휴양림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외부 관광객들의 경우 인근 지역 휴양림 등에 비해 편의시설과 환경 등이 매우 좋다는 반응이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다. 숙박시설은 홈페이지에서만 예약 가능하며 각 평형에 따라 호수까지 지정할 수 있다. 27㎡ 규모의 숲속체험관, 39㎡ 느티골, 50㎡ 가마골, 67㎡ 밤티골 등 22개실 이들어서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수혜자가 돼야 할 용인시민들은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밝힌 사례와 같이 지역 주민을 배려하지 않은 예약시스템 때문이다.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자연휴양림 예약은 사용예정일 한 달 전에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2월 중 이용예정일 경우 11월 1일부터 예약이 진행된다.


하지만 자연휴양림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와 등산객 등의 호평이 이어지며 현재는 예약 개시일 오전이면 평일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약이 완료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인지역 주민들의 예약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수준이다.


실제 자연휴양림이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예약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예약자 중 용인지역 주민 비율은 약 30% 수준이다. 시설 이용요금에 대한 지역주민 할인 등의 혜택도 없다. 결국 시민들은 자신들의 세금으로 만들었지만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 중인 지역 내 체육시설들의 경우 용인시 거주자에 한해서 이용을 승인하고 있다. 수지레스피아 운동장과 테니스장의 경우 예약시 신분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축구 등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의 경우 전체 사용인원의 50~60%에 대한 신분증 확인 작업을 일일이 진행 중이다. 기흥레스피아 내 체육시설도 같은 방법의 예약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들 체육시설들도 과거에는 지역거주와 상관없이 예약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민원과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시와 관리공단 측이 예약 방식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휴양림 예약방식도 지역 주민의 편의성에 맞춰 일부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시의회 김정식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들인 이유가 시민을 위한 것 아니었느냐”며 “휴양림 경영은 물론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이 시민들에게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지역 내 각종 시설에 대한 시민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자연휴양림 측도 “현재 시민들의 민원 등을 바탕으로 개정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