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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2010 세계작가 페스티벌과 ‘용인시’의 무관심

용인이야기

김종경 기자  2010.10.11 10: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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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반열에 오른 국내외의 유명 작가들이 대거 용인시를 찾았다. 지난 10월 3일부터 6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된 ‘2010 세계작가 페스티벌’의 첫 번째 포럼이 용인에 있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국내외 문학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문학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환영할만한 일이었으며, 특히 용인시 입장에서는 행운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프랑스·스페인·폴란드·중국·일본·베트남 등 해외 작가들은 물론 국내 유명 작가와 평론가들이 동시에 용인시를 방문한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작가들 스스로 용인시를 방문했었다는 것조차 기억 못하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용인시를 유명작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말이다. 그동안 용인시는 관학협동을 명분으로 지역 내 대학에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수백억 원대까지 지원해왔다.


민선4기부터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영어마을 건립 건을 비롯해 명지대, 용인대, 강남대는 물론 최근엔 단국대학교에까지 각종 프로젝트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등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상위권에 있는 용인시 입장에서 관내 대학에 교육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의 사업들에 대해서는 퍼주기 식 예산이라며 특혜논란이 일어 감사원 감사까지 받는 등 잡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자체가 우수한 지역 내 대학들을 지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자치단체장들의 입맛대로 선심성 예산을 퍼주는 것은 혈세 낭비다. 글로벌 경쟁체재로 내몰리고 있는 국내 대학들의 각종 로비가 지방자치단체로 쏠리는 상황이기에 지자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원칙과 소신 있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젠 거꾸로 지자체 입장에서 예산지원여부보다는 대학의 고급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용인시가 일부 대학교와 인문학 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관학협동사업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 역시 지역사회로 확대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용인의 정체성을 확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세계작가페스티벌을 주관한 단국대 국제문학창작센터에서는 용인시에 공동주최, 또는 후원을 요구한바 있다. 하지만 예산문제 때문에 어렵다는 시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래서 용인을 알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로 리셉션이나 용인시티투어 정도라도 기대했지만 묵살됐다. 이후 페스티벌 시작 전부터 전국적으로 신문방송에 보도가 되었지만, 용인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에도 지적한바 있지만 다른 지자체들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국내 작가들을 초청하는 팸투어 행사까지 벌이고 있다. 작가들이 그 도시를 방문한 후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면 도시를 그만큼 알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자체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좋은 도시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도시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용인시에서는 끝까지 무관심으로 일관, 최소한의 홍보역할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전야제를 비롯한 1,2차 포럼을 마친 세계의 유명작가들은 서울관광투어로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이번 페스티벌에 관여했던 필자는 3일간의 공식행사에 모두 참여했지만, 이들에게 우리 용인시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