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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낮잠자는 시예산

용인신문 기자  2001.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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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 1년 예산중 절반이상이 계속사업비 명목으로 이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용인 시정운영에 뭔가 큰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약 4000억원 규모로 편성되는 용인시 한해 살림살이는 타 시·군에 비하면 월등히 재정자립도가 높아 풍부한 편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 자치단체에서 볼 때는 매우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선시대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곧 지자체의 경영평가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지자체도 빚더미에 나 앉거나 부도가 날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비하면 용인시는 그래도 재정상태가 상위급 지자체임에 틀림없다.
용인시는 각종 개발 이익금으로 인해 엄청난 예산편성이 가능하다. 연말에 각 부서에서 새해 예산안을 취합할 때는 무려 1조원대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꼭 필요한 사업에만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대략 60∼70%는 사전 삭감 후 시의회에 상정된다.
당초 삭감된 예산안 규모를 보면 사업비가 필요한 곳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지난해 예산중 절반이상이 계속사업비 명목으로 이월됐다고 하니 납득이 가질 않는다. 결과적으로 시 전체예산 규모는 크지만 투자결과는 50%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물론 상대평가식의 논리인지라 다양한 이유와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시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 동안 벌려놓은 일도 많을 것이고, 일손 또한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후유증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줄곧 감사와 사정에 시달려온 부분도 이해할 수 있다. 개발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던 많은 공무원들이 중도 하차한후 업무의 연속성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수 있다.
그러나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각종 대형사업들과 주민숙원사업이 삽질 한번 못해본 채 예산만 묶이는 경우가 너무 허다하다. 때론 집단민원 등에 묶여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상황에서 각종 용역비만 수억원씩 쏟아 붇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전체 시민들의 욕구에 부응한 것인지, 장기적인 미래를 볼 때 우리 지역 현실에 맞는 사업인지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말 시예산이 우선 사업 순위에 의한 예산배분이 공정하게 진행돼 왔는지를 되돌아보자. 당장 시급한 현실은 외면한 채 선심성 행정의 일환으로 무리한 예산 편성을 한적은 없는지 생각해보자. 또 시의원들도 출신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해 건설·토목 등에 집중적인 예산 빼먹기를 하지 않았는지, 혹은 나눠먹기식으로 일관해오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업무 추진력 부족으로 각종 대형사업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