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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2회 임시회에 이어 153회 임시회에서도 부결된 무상급식 조례안과 관련, 시의원들이 본회의를 3시간 여 동안 정회하며 ‘네 탓 공방’을 벌여 논란이다.
특히 이날 공방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의원들이 직접 나서 서로를 비난해 시의회 당리당략에 대한 우려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26일 시의회 본회의장. 이날 본의회는 지난 18일부터 열린 각 상임위에서 심의한 2010년 제2회 일반 및 기타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 등 9개 안건을 승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시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전부터 각 정당별로 모여 술렁거렸다. 바로 전날 한나라당 김순경 대표의원이 신청한 5분 발언 때문.
김 대표의원은 이날 본회의 시작직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으로 나가기 위한 전 단계로 친환경 급식안을 상정했는데 부결됐다”며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인 생색내기용 무상급식이 아니라 급식정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된 사항은 배제하면서 자신들이 주장만 성사시키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두당을 압박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종료되자 곧바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의장에게 정회를 신청하며 이곳저곳에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이상철 시의장은 5분 간 정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는 정회 후 약 한 시간여 뒤에 속개됐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12명 전원이 당 차원의 대책회의에 참석해 본회의장을 비웠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 1명이 불참해 본회의 진행을 위한 성원이 되지 않았기 때문.
한나라당 측은 당초 불참했던 시의원을 수소문해 시의회로 불러들였고, 곧바로 본회의 속개를 강행하려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서며 무산됐다.
이어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설봉환 대표의원은 “경기도의회의 무상급식 예산이 통과됐고 23개 시·군에서 무상급식안이 통과됐지만 용인시만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아집으로 아직 통과돼지 못했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대응 발언을 이어갔다.
설 대표의원은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 이하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려 노력했지만 한나라당 13명 민주당 12명의 벽을 깨지 못했다”며 “무상급식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혹여 친환경의 탈을 쓴 물타기로 아이들을 볼모로 잡아 정쟁의 희생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같은 치졸한 정략정치가 아닌 진정 아이들을 위한 무상급식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측은 한나라당에 맞선 대응발언 수위를 놓고 논의를 거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확인결과 당초 민주당 측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분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농도 짙은 발언을 준비했다.
그러나 시의회 사무국 직원들과 한나라당 측과의 막장대립을 우려한 몇몇 시의원들의 중재로 수위가 조절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나라당 측은 또다시 정회를 요청했고, 30여분 뒤 다시 속개된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거나 볼모로 잡은 적도 없고 친환경 급식 조례안은 (한나라당) 여성 3인이 먼저 발의한 내용”이라며 “한나라당은 지킬 수 있는 약속과 근거를 토대로 한 논리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본회의장 설전공방은 지난 152호 임시회 직후 민주당 의원들이 발표한 성명서 때문이란 분석이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무상급식 조례부결과 관련, “아이들의 밥상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한나라당 측이 친환경급식조례를 발의 했지만 이마저도 부결되자 똑같은 방식의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시의회 분위기가 알려지며 공직사회와 지역정가의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직사회의 경우 당론화 된 시의회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진행될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 심의 등 주요 의사일정은 물론, 시 정책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고위 공직자는 “당론으로 갈린 6대 시의회 초반 분위기로 인해 앞으로 당분간은 각종 쟁점사안마다 정당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지 않겠느냐”며 “가장 큰 문제는 쟁점이 될 사안 대부분이 시정운영의 중요한 정책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직후 오는 2일부터 경상남도 게제시에서 열기로 예정된 시의원 연찬회 보이콧 의사를 밝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설 대표의원 등이 당론을 거론하며 연찬회 불참을 유도했지만 몇몇 시의원들은 이 같은 당론과 달리 연찬회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