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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화원「꽃구름 속에」 대표 김정미

김종경 기자  2010.11.01 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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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길을 묻는 여인
“꽃은 내 인생의 마지막 첫사랑”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꽃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 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나비가 날 때
무슨 나비인들 어떠리
그 나비 춤추며 넘놀며 꿀을 빨 때
가슴에 맺힌 응어리
저절로 풀리게 된다면

최두석 시인의 『꽃에게 길을 묻는다』시집 중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의 전문이다. 시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꽃은 가장 아름다운 인류의 보석임에 틀림없다. 세상 사람들이 사랑을 위해 꽃을 선물하고, 때론 꽃으로 위로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이리라.


여기 이 아름다운 꽃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큰길이 아닌 골목길 안에 작지만 눈길을 끄는 ‘꽃구름 속에’(용인 처인구 역북동)라는 화원이 눈길을 끈다. 혼자 꽃집을 운영하며 늘 웃음을 잃지 않는 김정미(58세)씨. 이곳에 들어서면 칠보공예가로도 2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환하게 피어있다. 2009년 작은 꽃집을 마련하고, 늘 주변 지인들에게 꽃의 향기를 나눠주고 있는 사람.

오래전부터 꽃을 사랑했기에 칠보공예가로서의 삶보다 꽃집 여자이길 더 바랬던 그녀. 물론 칠보공예품 애호가들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작업하며 통신판매도 겸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첫사랑인 것처럼, 지금은 꽃을 내 인생의 마지막 첫사랑으로 생각하고 있단다. 그녀만의 새로운 인생 연애법이다.

   

작은 화원 ‘꽃구름 속에’는 일반 화원과는 달리 야생화들이 많다. 아름다움은 함께 나눠야 한다는 나름의 소신 때문에 꽃을 꺾는 행위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철학이 숨어있는 곳. 바닥 경제가 좋지 않은 탓인지, 꽃과 함께 하는 삶을 언제까지 영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공예가의 삶처럼, 꽃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디자인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위로받으며 또 다른 희망의 꽃을 피워가고 있다. (꽃구름 속에 031-333-3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