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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는 모두 시인이고 수필가. 등단 순서로 보자면 부인이 남편보다 1년 선배다. 남편의 필력을 아까워하던 부인은 남편이 평소 써두었던 수필 ‘개동모자’를 남편 모르게 문단에 제출해 등단 시켰다.
“어디서 그렇게 글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이틀에 한편씩 쓰시는 것 같아요.”
부인은 남편의 창작열에 놀라워 한다. 그러나 부인의 창작열도 막상막하다. 남편은 2002년에 등단해 시집과 수필집을 총 13권 펴냈다. 부인은 남편보다 먼저 글씨기를 시작해 현재 14권의 책을 냈다. 보통 시인 수필가들은 엄두도 못 낼 열정이다.
“남편은 밤 9시를 전후해 주무시고 새벽 3시쯤 일어나서 집필을 해요. 저는 새벽12시, 1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뭔가를 하는 편이에요. 어머니가 병환에 계셨을 때 남편과 제가 번갈아 교대하면서 병간호를 했던 것이 지금껏 버릇이 된 것 같아요.”
두 부부의 글감은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살아있는 것들이다.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지 않고 꾸밈이 없이 소탈한 글들이다.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감동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들.
“물이 옆에서 흐르는 듯, 이렇게 글을 쓰면서 사는 것이 사는 보람인가 싶어요.”
박씨는 사회단체장 등을 역임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 글 쓰는 낙을 늦추지 않았다. 쌍둥이 손녀딸을 돌봐주면서 손녀딸에 대한 사랑을 글로 적기 시작한 게 글 쓰는 시작이었지만, 백구시단과 화홍시회를 이끌었던 시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최근에 그녀는 한시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고 용인한시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송씨는 공직을 마친 후 부인의 권유(?)로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섰지만 문학도였던 젊은 시절의 열망이 열정적으로 살아난 것에 다름 아니다.
송후석씨의 수필집 ‘선비도토리’와 시집 ‘불꽃’, 박청자씨의 수필집 ‘동이 트기 전이 더 어둡다’와 시집 ‘내 마음 찻잔에 담아’는 투명한 유리창에 빗방울이 퉁기는 모습을 보면서, 혹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면서 읽으면 더 따뜻하고 멋스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