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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을 우리 곁으로 끌어내자

“봉분의 모습을 한 백남준 기념물은 어떨까?”

박숙현 기자  2010.12.30 1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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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유골 … ‘백남쥰이 오래 사는 집’· 백남준 아트센터에 모시자

   
신묘년 새해인 2011년 1월 29일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의 5주기가 되는 날이다.


백남준 5주기를 앞두고 백남준 유골을 백남준 아트센터로 모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미망인 구보다 시게코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미술관 김윤순 관장에 따르면 “시게코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데다, 백남준의 5주기가 다가오자 시게코가 남편의 유골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며, “사실 유골을 모시는 일은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에서 알아서 추진했으면 좋았을 일이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재 백남준 유골은 공식적으로 봉은사에 모셔져 있는 상황이지만 백남준은 불교신자가 아닌데다, 그를 위한 공간인 용인 아트센터에 모시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뿐만아니라, 시게코는 지난 2007년 김문수 지사와의 만남에서 김지사가 “미술관(당초 미술관 건립 추진에서 변경돼 아트센터로 완공됨)이 비록 웅장하진 않지만 작품의 세계성과 위대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법적인 검토를 마친 뒤 미술관 앞에 동상을 마련하고 유분을 옮겨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던 것에 미련을 두고 있다.


   
또 같은해 3월, 당시 용인시장으로부터 용인명예시민증을 받으면서 아트센터 근처 시유지를 공원화 하게 되면 그곳에 백남준 모뉴먼트를 세우고 백남준의 유골과 함께, 시게코 사후에는 그녀의 유골도 함께 모시겠다는 구두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년이 흘러도 유골 안치 문제를 거론하는 곳이 없자 시게코가 직접 안치 문제를 타진하기 시작한 것.
당초 백남준의 유골은 3부분으로 나뉘어 한 부분은 봉은사에, 한 부분은 강물에, 한 부분은 시게코가 자신의 집에 모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암수술을 세차례나 받은 시게코는 봉은사에 모셔져 있는 유골은 그곳을 찾는 분들을 위해 놔두고, 자신이 집에서 모시고 있는 유골을 옮겼으면 하는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골을 안치할 야외 기념물에 대한 구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게코가 2007년 뉴욕에서 개인전을 했을 때 선보였던 봉분 형식의 작품이 그것.


이는 백남준과 함께 1984년 한국을 34년 만에 방문했을 때 부모의 묘역에서 세계 유래가 없는 무덤 형식이라며, 작품의 영감을 얻은 두 사람이 흥분했던 기억을 더듬어 작품화 한 것이다. 무덤 속에 모니터를 설치해서 백남준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걸어온 일생을 보여주는 형식의 작품인 것.


기념물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비디오 작품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다.
한편, 시게코의 사후 문제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현재 항암치료가 성공적인 시게코 역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로서, 남편 옆에서 영원하기를 바라는 뜻을 헤아려 문화예술계가 나서서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게 옳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

   

김윤순 관장은 “시게코가 자신의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백남준의 유골을 놓고 얼마나 고심하고 있겠습니까”라며, 문화예술계의 빠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