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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일본의 대지진 참화에 깊은 위로를

김종경 기자  2011.03.21 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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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될 일본 대지진 참화가 빚은 공포의 여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문제는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중이다.


전 세계인들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보고 놀랬다. 영화적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은 장면들을 보면서 누구든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재앙 앞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국민성이다. 우리 민족과는 사뭇 다른 정서 탓도 있겠지만, 잠재된 그들만의 저력을 보는 듯해 섬뜩할 정도다. 자연스럽고도 진실한 남을 위한 배려임에도 말이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은 또 한 번 놀랬고, 이젠 그들에게 지구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아픈 과거의 역사를 뒤로한 채 인도적인 차원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치기 시작했다. 정부와 일반 국민들은 물론 한류스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까지 모두가 진심을 담아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을 돕기 시작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주한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 대신 ‘추모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지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모금활동까지 벌이기로 한 것이다.


언론을 통해 일본인들의 회생의지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가장 바쁜 사람은 일본 정부의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다.
그는 하루에도 수차례의 기자회견을 거쳐 상황을 보고했다. 유키오 관방장관은 109시간을 넘게 잠을 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보여준 투혼은 오히려 ‘판단력 상실’ 우려를 낳을 정도다. 또 원자력 발전소 연쇄폭발 피해를 막기 위해 가미가제 특공대처럼 목숨을 던지겠다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트위터와 블로그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시마(島·섬) 작전’으로 섬나라 일본을 구하자!”는 일본 네티즌들의 의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첫 번째 작전은 “전력을 모아라!” 라는 ‘야시마(ヤシマ) 작전’으로 대지진 직후 일본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정식으로 추진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진 절전 캠페인이다.


두 번째는 ‘양보하자·사재기 말자’ 는 우에시마 작전. ‘우에시마(上島) 작전’은 ‘사재기 안 하기 운동’이다. 세 번째는 ‘재해 현장 응원하자’ 는 ‘아오시마(靑島) 작전’이다. 네 번째는 ‘생명을 지키자!’ 는 가와시마(川島) 작전으로 “재해 속에서 생명을 지키는 데 힘을 모으자”는 의미다. 그리고 마지막은 ‘기적을 이루자’ 나가시마 작전(長嶋) 작전과 후쿠시마(福島) 작전이다.


아직까지도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자칫 일본인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어 그 후유증이 더 걱정된다. 이 와중에 일본 열도를 감동시킨 99세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피해를 당한 여러분께>라는 시가 또 한번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아아 이 무슨/ 일인 걸까요/ 텔레비전을 보면서/그저 손을 모을 뿐입니다// 여러분 마음속엔/ 지금도 여진(餘震)이 와서/ 상흔(傷痕)이 더욱 더/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흔에/ 약을 발라주고 싶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기분입니다// 나도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생각합니다/ 이제 곧 100세가 될 나/ 천국에 갈 날도/ 가까울 테지요/ 그때엔 햇살이 되어/ 산들바람이 되어/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이제부터 괴로운 나날이/ 이어지겠지만/ 아침은 반드시 옵니다/ 약해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