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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출·퇴근이 지옥이다”

입석승객 가득 태운 채 달리는 ‘광역버스’…증차요구 폭주

김혜미 기자 기자  2011.05.02 1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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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시간이 지옥 같아요.”
지난 26일 오전 6시 40분 수지구 지역난방공사 버스정류소 앞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푸념 소리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는 유 아무개(49·남)씨는 “서울까지 가는 버스가 부족해 출근길이 지옥”이라며 “가끔은 버스를 못 탈 때도 있어 지각을 한다”고 했다.
대단위 개발사업으로 급격한 인구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기흥·수지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7년부터 출·퇴근 때마다 버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버스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버스 이용객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수도권 환승 요금체계 및 교통정보시스템 등으로 편의성이 높아진데다, 고유가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 광역버스 배차 상황은 변함이 없다.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의 경우 증차를 위해서는 서울시 측 승인이 필요하지만, 교통 혼잡을 이유로 서울시가 거부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까지 운행하는 광역버스는 입석 승객을 가득 태운 채 고속도로를 주행, 대형사고의 위험마저 안고 달리고 있다.
시 해당부서와 홈페이지에는 노선확대와 증차요구, 배차간격 축소 등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용인지역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는 48개 노선 699대다. 이 중 용인시에서 자체적으로 증차 승인이 가능한 곳은 8개 노선뿐이다.
다른 노선들은 광주시와 성남시, 수원시, 국토해양부 등에서 관리하고 있다. 즉, 증차를 위해서는 해당 관리기관에서 이를 받아주어야 한다.
이들 관리기관에서 증차를 허용하더라도 서울시 측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 버스대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평균 10~12분인 배차간격을 5~8분으로 축소해야 한다. 약 4분마다 1대의 차가 더 필요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1년에 2번 상·하반기로 나눠 지속적으로 증차를 촉구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인근 지자체의 협조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광주 27개 노선 109대, 성남 2개 노선 10대, 용인 7개 노선 28대의 증차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많은 지자체에서 증차를 요청하고 있어 자칫하다간 서울시가 버스 주차장이 될 우려가 있고 형평성에 맞춰 동의해야하기 때문에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작 증차가 허용되더라도 버스를 주차할 차고지가 없어 운행을 하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
시에 따르면 최근 수지구 신봉, 성복 지역에서 출발하는 3개 노선 28대의 증차가 확정됐다.
하지만 차고지가 정해지지 않아 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측은 해당 차량차고지 확보를 위해 용인~서울 고속도로(경수고속도로) 인근 부지활용을 계획했다. 고가도로 구간의 부지 활용을 제안한 것.
하지만 경수고속도로 측은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 관계자는 “신봉·성복 노선은 차고지 확보를 위해 경수고속도로 관계자와 협의 중”이라며 “차고지는 토지확보와 차량 특성상 위험도 많아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시 등 행정당국이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동안 시민들은 여전히 발 디딜 틈 없는 버스에서 대형사고 위험 속에 출·퇴근 길에 오르고 있다.
시민 김모(38·여)씨는 “말이 좌석버스지 매일 서서간다, 위험한 걸 알면서도 안탈 수가 없다”며 “광역급행버스는 서서 탈 수 없다고 하는데 일반 광역버스보다 광역급행버스를 늘려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